할말은하며살자2007. 11. 22. 04:25


선거법 때문에 4개월 수감생활했다


최근 올라온 이 글과, 유명 블로거분들이 경찰서에 다녀오셨다는 얘기를 듣고
인터넷이라는게 이렇게 무섭다는걸 새삼 느꼈습니다.
답답하고 화가나고 무서운 여러 감정이 섞이게 되네요.

얼마전부터 시행한 인터넷실명제를 시행한 목적부터가 의심스럽습니다.
저는 그냥 의미없이 악플을 다는 악플러들의 방지 목적으로 시행이 된건줄 알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이 인터넷실명제가 글쓴 사람을 쉽게 찾아낼 수 있다는 것, 그리고 사람 잡아가는데
에도 쉽게 응용될 수 있다라는 생각을 하니 정말로 무섭습니다.
인터넷이 무섭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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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5공 때 저는 어린애여서 말 함부로 했다가 삼청교육대 끌려가는 기분이 어떤 줄 전혀 모르고 있었습니다.
얼마전까지만 해도 전혀 몰랐습니다. 지금은 좀 느껴집니다.
제가 당장 경찰서에 끌려갔다온건 아니지만, 갑자기 수갑차고 끌려가면 어쩌지? 라는 생각을 합니다.
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제가 삼청교육대를 간것도 아니고, 최근 경찰서에 간것도 아니지만
왠지 남얘기처럼 느껴지지가 않습니다.

SNS다 블로그다 하면서 개인미디어시대를 살아가는 이런 디지털세상에서
포털같이 일반인들이 이용하는 거대한 공간이 아닌 협소하디 협소한 자신의 개인 블로그에
자신의 생각을 기고했을 뿐인데 이게 수갑차야 할 일인지 정말 저는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내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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효자동이발사나 화려한휴가를 보면서 슬프고 답답한 마음이 몰려와 많은 눈물을 흘렸습니다.
그리고 그게 끝이었습니다. 왜냐면 이미 지나간 옛날 얘기고, 우리 가족 친지와 관련된 얘기도 아니었고,
저에게는 그냥 감동적인 영화였고, 그냥 여러 영화들 중 하나에 불과했습니다.
그런데 그런 영화가 떠오릅니다. 그리고 그런 영화속에서나 있을법한 얘기를 최근
주변에서 봅니다. 그런 유치하기 짝이 없는 일들이 지금 벌어지고 있습니다.
그때 언론이 어땠나요? 철저히 차단당한 언론의 역할은 국민을 바보로 만드는게 전부였습니다.
광주에서 대학살 참극이 벌어졌지만, 광주지역 이외의 사람들은 몰랐습니다.
물론 그때는 인터넷이 없었죠. 지금은 어떤가요? 네티즌, 그 중에서도 파워블로거들의
입심이 사회에 영향을 주고, 또 다른 진실된 언론으로써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지금은 이런 시대입니다.
그런데 지금 제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얼마전 황금어장의 무릎팍도사에 출연하신 양희은씨의 그 군부독재 시절 얘기를 들으면서
한참을 웃었습니다. 어이가 없는 내용들. 정말 영화에서나 볼법한 그런 내용들을
말씀하시는 양희은씨조차도 허탈한 웃음을 짓는걸 봤습니다.
그때도 저는 그저 지나간 일, 국부독재시절의 아련한 추억같은 얘기로 그냥 치부해버렸고,
솔직히 아무 생각이 없었습니다.
그냥 그때는 그랬구나? 지금은 다르지. 뭐 그정도였습니다.
선거법이 시행되기 바로 전만해도, 인터넷 세상인데. 누구나 어떤것이라도 다 얘기해도 되고,
갑자기 누군가가 나타나 잡아가는 일도 없는 자유대한인데? 저는 그냥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문민정부가 들어서고, 대학이 학부화 되고, 정치보다는 경제나 문화 예술 쪽에 더 관심이 많은 사회.
인터넷으로 전세계가 하나로 연결되고, 지구촌이 되어버린 디지털 세상에서
저는 정말 그 어떤나라보다 자유롭게 살 수 있는 나라에서 살고 있구나 라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제가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노태우 전대통령이 집권하기 전 선거철에 달동네에 살았던 저는 동네 골목에서 전단 비슷한걸
주워 본적이 있습니다. 그 시절에는 삐라라는 단어를 썼었죠.
노태우씨에 대해 매우 안좋게 비방하는 내용과 성적으로 노골적인 표현까지 담아내고 있던
내용이었습니다. 그런 전단이 어쩌다가 달동네까지 들어온건지 몰랐죠.
그 어린 나이에 왜 노태우씨에 대해 이렇게 안좋게 표현하는건지 몰랐고, 오히려 이런 전단을
만들어 뿌리는 사람들은 매우 질이 안좋은 사람들일꺼야!!! 라고 생각 했었습니다.
그 어린 나이에 정치고 현대사고 그런건 제 삶에 끼어들 자리가 없는 아주 사소한것들이었거든요.

그런데 나이가 들면서 알게되었죠. 전두환 정권을 이어받은 사람이라는걸...
그리고 오죽하면 그런 전단을 뿌렸을까라는 생각.
그리고 그런 사람들이 있었기에 지금 우리가 이 정도 살고 있는게 아닌가라는 생각.
그리고 어떤 사람이 대통령이 되고, 어떤 사람이 되면 안되는지 국민들이 알아야 한다는 생각.

아마도 포털의 덧글이나 블로그에 기고를 하시는분들은 이런 생각으로 대통령이 될만한
사람이 누군지,  어떤 사람을 뽑아야 하는지에 대해 길라잡이의 역할을 하고 싶었을거라 생각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사람들을 지금 잡아갑니다.
제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런 글을 쓰면서 인터넷이 무섭다고 느낀건 정말 컴퓨터를 15년이 넘게 끼고 살면서
처음 느끼는 감정입니다.
실수로라도 선거법에 저촉되는 내용을 저도 모르게 쓸까봐 이 글을 쓰면서도 대단히 조심스럽습니다.
하고 싶은 말은 목구녕까지 올라왔는데 할 수가 없네요.

제가 지금 어느 시대에 살고 있는건지 모르겠습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