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렇게 산다2007. 7. 20. 16:54

똥에서 살지만
똥독이 오르지 않는 파리의 애벌레 그 이름도 거룩한 구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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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폰지에도 보냈던 내용입니다. 채택이 안되서 좌절했는데 블로그 조회수는 어떨지 궁금하네요. ㅎㅎ

전에 공업사에서 잠깐 일했던 적이 있습니다. 강철로 된 공업용 부품의 때를 제거하기 위해
공업용 강산에 담가두면 강철의 때가 모두 녹아버립니다.

시멘트 바닥에 부으면 시멘트 바닥이 타버리고, 녹색으로 흔적이 남구요.
하수구 구멍도 뻥뚫립니다. 공업용 강산이기 때문에 아마 손에 닿으면 손이 탈겁니다.

방을 돼지우리 비슷하게 꾸며놓고 살던 공장에 기거하는 녀석이 있었는데
방에 앉을 자리가 없습니다. 문 앞에 내다놓은 쓰레기에서 파리의 유충이 끓어대도
자기 몸은 깨끗이 씻더군요.

우리 공업사 형님들과 윤택한 공장 생활을 위해 저 파리유충 말살 프로젝트 에 들어갔습니다.

구더기를 강산으로 소독하자는 제의를 했고, 모두 동의 했습니다.

구더기가 때로 몰려 있는 곳에 시원하게 강산을 부었습니다.

그.러.나.................

구더기의 활동성이 전혀 저조해지질 않는 겁니다.
어 이상하다....

다시 부었습니다.
또 다시 부었습니다.
컵으로 하나 되는 양의 강산을 확 부어버렸습니다.

강산이 흘러 시멘트 바닥위에 강산 냇물이 만들어졌고, 강산이 지나간 길은 녹색으로 타버렸지만,
구더기는 강산으로 목욕이라도 하듯 유유자적하며 기어갔습니다.

좌절 OTL...............

번뜩 이런 생각이 들더군요.

이래서 구더기가 똥독도 안오르는구나............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