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은하며살자2008. 10. 3. 18:21


오늘도 제가 종종 들르는 블로거스피어에는 최진실 사망 관련 기사를 자제해 달라는 블로거분들이 넘쳐 납니다. 물론 10년이 넘는 세월동안 항상 TV만 켜면 등장하던 안방마님을 다시 볼 수 없는 애처로움에서, 그녀를 아끼는 마음이 너무도 간절해서 그도 그럴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의 특성상 온갖 여러 분야의 기자들이 기사를 쏟아냅니다. 좋은 소식이든, 나쁜 소식이든 빨리 알려야 하는게 그들의 직업인 특성 때문이죠. 그 다양성을 인정하지 못한 채 내가 아끼던 연예인이기 때문에, 그리고 단지 독자들의 높은 조회수 만을 위해 찌라시성으로 토해내는 저질 기사들 때문에 그녀를 모독한다는 의미에서 물론 그럴 수 말씀들을 하실 수 있을겁니다. 충분히 공감할 수 밖에 없는 내용이구요.

하지만, 기자는 기자라는 직업의 특성상 그렇다고 칩시다. 기사를 자제해 달라는 글이 올라간 블로그의 조회수가 수천, 수만의 조회수를 기록합니다. 이는 블로스스피어를 범우주적 만큼이나 확대시키는 다음의 블로거뉴스가 있기 때문입니다.


베스트와 이슈트랙백에 걸린 최진실 관련 포스트를 취합한 조회수만 따져봐도 족히 100만은 될 듯 하네요.

블로거뉴스는 오래전부터 일반 기자들이 몰려야서 기사를 포스팅하는 일종의 이슈 포털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물론 기자들의 포스트가 대형 포털 메인에 노출었을 때 기록되어지는 기사의 조회수는 천문학적인 수치를 자랑할지 모르지만, 블로그뉴스 역시 뉴스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이슈가 될만한 내용이 이슈트랙백에 입력되어집니다. 결국은 규모만 다를 뿐이지, 대형 포털에 링크되는 뉴스와 의미상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결국 최진실을 사랑하는 마음에 찌라시성 기사를 자제해달라는 블로거의 요청 자체가 이들 기사에 스며들어 묻혀버리게 됩니다. 제가 지금 쓰고 있는 이 글 자체도 물론 다르지 않겠죠.

10년이 넘는 기간 동안 TV만 켜면 나오는 최진실은 내가 그녀를 모르고, 그녀가 나를 몰라도 항상 친구같은 존재였습니다. 꼭 최진실 뿐만이 아니더라도 내가 좋아하는 연예인이 등장하는 드라마나 기타 프로그램이라면 이미 내 작은 방은 그 연예인과 희노애락을 공유하는 같은 장소가 됩니다. 기자라는 직업을 가진 사람들이라고 특별히 다르지 않을거라 봅니다. 그들이라고 애도를 표하지 말라는법은 없겠죠. 아마 다들 최진실의 죽음에 충격을 받았을 겁니다. 그들 기자들의 생리상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니 딱딱하고 냉소적이고 찌라시처럼 기사들이 보일 수도 있을 겁니다. 그에 반해 조금이라도 더 애정을 가지고 쓴 블로거의 어느 한 포스트는 조금이나마 더 그리움과 애절함을 표현하고 있을 수도 있을겁니다. 하지만 블로거뉴스의 핫이슈 트랙백에 올라온 최진실 관련 포스트들이 이렇게 쭉 늘어져 있는 화면만 놓고보자면 크게 다르게 느껴지지 않습니다.

사실만을 전달해야 하는 기자들이 딱딱한 논조로 토해내듯 쏟아내는 기사라 할지라도, 단지 토픽을 위해 쏟아 내는 기사라 할지라도 최진실을 애도하는 마음은 다르지 않을거라 생각 합니다. 조은미 기자님께서 올린 글 처럼 그들 나름의 애환이 있을텐데, 그들이 쏟아내는 기사만 가지고 기사 자체를 폄하하는건 오히려 블로거님들께서 자재해주셔야 할게 아닌가 싶습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