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7'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07.12.30 버라이어티 상주는 버라이어티 1
난 이렇게 산다2007. 12. 30. 00:54

2007 MBC 방송연예대상.

너무 웃기고 재미있더군요.
딱딱하고, 가식적인 미소로 수십명이 어색한 표정지으며 앉아 형식적인 박수치는
그런 시상식이 아닌게 개인적으로 참 좋았고, 끝까지 재미있게 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변화된 TV프로그램, 진상모드로 큰웃음 선사한 버라이어티 출연진들,
장벽이 없어진 각방송사와 각 분야의 연예인들, 아나테이너라는 신조어의 등장,
가수가 타는 버라이어티 상...

정말 이런 많은 변화가 시상식에도 많은 변화를 몰고온 듯 합니다.

1. 변화된 TV프로그램
언제부터였을까요? 대한민국의 수많은 식당과 음식이 TV안으로 고개를 들이밀면서
세상이 온통 맛자랑멋자랑으로 도배질 되었었죠. 심지어 TV에 못나온 가게가 바보다라는
소리가 들릴 정도였으니까요.
같이 등장한, 그리고 TV를 잠식해버린 버라이어티들. 그리고 그 버라이어티를 이끌어나가는
백만불 연예인들의 대거 등용. 뒤따라오는 엄청난 시청률.
하지만 너무 재미와 시청률로만 몰고가는 이런 방송행태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 또한 시청률 만큼이나
높은습니다. 남녀노소가 시청할 수 있는, 좋은 정보를 얻을 수 있는, 그리고 여러 세대, 여러 장르가
공존하는 좋은 음악프로그램 등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어주시는게 높은 시청률에 대한 방송사가
할 수 있는 배려가 아닐까 싶네요.

2. 큰웃음주는 진상모드
그 어느 때보다 슬랩스틱이 많았고, 그 어느 때보다 진상이 많았습니다.
방송사를 안가리고, 남녀를 안가리고 망가지고 넘어지고 다치는 모습들이
시청자들에게는 더 가깝고, 편안하게 친구처럼 다가왔고, 그 결과가 시청률로 나타난 듯 싶네요.
진상모드는 아니지만 독설뱉기로 유명한 김구라씨도 큰 상을 받았죠.
이 어두운 시대에 한마디 한마디 독설이 나쁜 독설이 아니라 오히려 사람들에게는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약설이 아니었을까라는 생각이 들어요.
진상과 슬랩스틱으로 1년을 끌어온 버라이어티인 만큼 최고굴욕상, 최고몸개그상, 최고독설상이라는
상을 만들어 상패가 있는 시상은 아니지만 시상까지 하는 모습이 금년 1년 버라이어티가
어떻게 방송되어져 왔는지를 살짝 살펴볼 수 있는 지표인 듯 합니다.

3. 장벽이 없어진 각방송사와 각 분야의 연예인
개그맨, 아나운서, 가수, 운동선수, KBS, SBS, MBC.......
시상식을 보면서도 방송사를 두루 휘졌고 다니며 MC를 보는 엔터테이너들
그리고 그분들이 결국은 싹쓱이 했습니다.
대상을 출연진 전부를 줘버리는군요. 웃지 못한 사건이라고 해야할까요?
하지만, 그 만큼 고생하고, 그 만큼의 시청률 기록을 새로 쓰고 있는 만큼
무한도전팀의 강력한 위력에 누구라도 인정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싶습니다.
시상식을 볼 때 마다 느끼는건 그 얼굴이 그 얼굴, 특히 오늘 MBC방송연예대상은
시청을 하는 제 등에 땀이 다 날 정도더군요.
가수가 상타고,
시트콤과 전형적인 개그프로인 개그야 출연진들이 같은 종목의 상의 후보고,
아나운서가 버라이어티 상을 타는 이런 변화가 딱딱하게 굳어버린 제 고정관념에서는
쉽게 받아들여지지가 않더라구요. 하지만 나쁘게 보이는건 아니었습니다.

하지만 한가지 우려스러웠던 점은 원래 직업이 방송인이 아닌 직업을 가진 분들이 상을 타는 모습이었습니다.
가장 불편해 보였던 장면이었구요.
바로 가수들입니다.
엔터테이너로 전락(?)했다고 하기는 좀 그렇지만, 한때는 가수로써 엄청나게 사랑을 받고,
앨범과 공연으로 큰 돈을 벌 수 있으셨던 분들이 이제 버라이어티의 MC를 해야하고,
내년에는 이분들이 몸개그까지 하는건 아닐까 걱정아닌 걱정까지 됩니다.

여러 분야에서 여러가지 직업이 공존하며 경쟁하는, 상식적이고 바람직한 발전이
이제 우리나라에서는 보기 힘들어진 것 같아서 살짝 씁쓸한 면 감출 수가 없더군요.
아무리 좋은 것이라도 지나치면 병이 되는 법일텐데요.

수요예술무대를 늦은 시간에 참 즐겨봤었는데 이제 EBS가 아니면 제가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프로그램을 찾아볼 수 없다는게 참 아쉽네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