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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말은하며살자2008. 3. 23.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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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희 장인어른께서는 개인택시를 하십니다. 버스, 고속버스, 택시... 30년 이상을 운전을 해오신 분입니다.
얼마전 장인어른의 택시를 타서 택시의 실태에 대해 모르고 있던걸 많이 듣게 되었습니다.
개인택시는 사업의 일종이니 재껴두고, 영업용 택시에 대해 들었던 내용을 말씀드려보겠습니다.

먼저 택시에 대해 일반적으로 인식이 매우 안좋은게 사실입니다.
초보 택시운전자의 경우 택시탄 시점에서 집 도착할 때까지 길을 일일히 알려줘야 하는 경우도 있고,
술마치고 택시타서 졸았다가는 낭패죠. 엄청나게 돌아가시죠.
개인적으로 16000원 정도 나오는 거리를 26000원에 간적도 있습니다.
심장이 멎을 듯한 스피드로 달리시는 분들도 있습니다. 전 영화보는 줄 알았습니다. -_-
운전하시는 분들께서는 택시로 인해 위험한 순간도 많으셨을 겁니다.
이런 경험 외에도 꽤 많죠. 택시에 대해 안좋은 인식을 심게 하는 여러가지...
물론 일부 운전자의 경우일 것입니다.

물론 돈을 낸 손님 입장에서는 내 피같은 돈을 내고 택시를 탔으니 이런 여러 말씀들 하시는게
당연합니다. 비싼 택시비 내고 서비스도 엉망이라면 정말 기분 나쁘죠.

자 그런데 막상 영업용 택시로 생계를 꾸려가시는 분들의 현실은 어떨까요.

자 먼저 많이들 알고 계시는 상식적인 것부터 시작을 해보죠.

한달 기본급 얼마인지 혹시 아시나요?
65 ~ 75만원입니다. 물론 +- 알파 있습니다.
자 이 시점에서 "에이~ 택시 기사들 사납금 채우면 내면 다 지들 돈 아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 많으실텐데 좀 더 알아보겠습니다.

하루 택시회사에 납입해야 하는 돈이 얼마인지 아시나요?
9만5천원입니다. 택시비도 비싸고, 버스 중앙차선도 있고 해서 택시손님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렇지만, 납입금은 9만5천원입니다. 9만5천원 벌기도 힘든 현실인데요...
초보운전자인 경우 이 납입금 채우지 못한 경우가 허다한데, 못채우게 되면 기본급에서 깎이게 됩니다.

하나 더. 택시회사에서 택시를 운행하는데 필요한 모든 기름을 대주지 않습니다.
하루 30리터 정도를 회사에서 채우고, 나머지는 택시기사 개인이 기름을 채워야 합니다.

자 그럼 택시 기사님들이 대략 하루 버는 돈과 쓰는돈은 어느정도 되는지 예측해볼까요?
식대 5000원
추가 기름값 2만원(예상)
담배 반값 1250원(물론 담배는 옵션이죠)
27500원

결국 대략 12만원 정도 매출을 올려야 손해를 안봅니다.

문제는 또 있습니다.
영업용 택시는 12시간 2교대가 기본입니다.

12시간 동안 12만원을 벌어야 합니다. 결국 한시간에 1만원을 벌어야 한다는 계산입니다.

손님이 없는 날은 그냥말로 기사님들 똥줄타는 날입니다. 어떻게 해서든 사납급은 채워야 합니다.
그것도 12시간만에...


자 그렇다면 "에이~ 택시 기사들 납입금 채우면 내면 다 지들 돈 아냐?"
라고 좀 잘못 알고들 계신게 있는데요.
택시 미터기에 운행거리, 미터기 찍은 횟수가 모두 기록됩니다.
9만5천원을 채운 나머지를 다 가져가는게 아니라,
9만5천원 추가로 번 돈 역시 회사에 일단 모두 납입합니다.
그리고나서, 회사가 40% 택시기사가 60%를 가져가는 시스템입니다.

그렇게 얻은 60%가 과연 얼마나 될꺼라 생각하시나요?

작년에 최저임금 보장하라는 택시기사분들의 시위가 괜히 있었던게 아닙니다. 현실이 이렇다는거죠.

이렇게 힘든 택시기사의 현실이 결국 손님들에게 돌아오게 됩니다.
과속운전, 돌아가기, 합승....

그래서 또 나오는게 불법운행입니다. 일단 미터기를 찍게되면 무조건 회사에 납입해야 하는 돈이
되기 때문에 미터기를 찍지 않고, 장거리 운행하시려는 기사님들이 많은겁니다.
어딜나가 흔히 볼 수 있죠?

어디어디 만원~
어디어디 2만원~


그 외에 여러 불법 운행이 있지만, 치명적인 내용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여기까지만 알려드립니다.

영업용 택시를 많이 이용해달라는 그런 호소문은 아닙니다. 이런 글을 쓰는 저 역시 택시에 대한
반감이 많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분들 입장에서는 생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편이 될 수 밖에 없습니다.
너무 안좋은 서비스를 받아서 화도 나시겠지만, 입장을 한번쯤 바꿔서 생각해보는건 어떨까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