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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28 피겨의 피자도 몰랐던 내가 김연아 팬이 된 사연 1
할말은하며살자2008. 10. 28. 11:12


스케이트 잘 타는구나,
저렇게 돌면 어지럽지 않나?,
저렇게 돌고도 안어지러운 사람만이 피겨하나?

피겨스케이팅을 보면 느껴지는건 저게 전부였습니다. 쇼트, 프리, 갈라 이렇게 나뉘어져 있는지도 전혀 몰랐습니다. 축구로 치자면 공을 어디다가 넣어야 하는지, 손으로 던져서 넣어도 되는건지 그 정도로 몰랐다는게 맞을 겁니다. 그런데 지금은 김연아의 열렬한 팬이 되어 있고, 갈라는 팬을 위한 서비스(?) 라는 것도 알게 되었습니다.



김연아가 세계 무대에서 부각을 보일때만해도 관심이 없었습니다. 어린 나이에 애국하는구나. 전용 피겨스케이트장도 없다는데 뭐 타고났나보네 이 정도의 생각이 전부였습니다. 뭐 가끔 스포츠 뉴스에서 경기하는 장면을 흘깃 보며 지나치긴 했었는데 여전히 별로 관심이 없었습니다. 솔직히 김연아가 왜 이렇게 왈가불가 되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엔 피겨스케이팅 하는 여자선수들이 모두 똑같아 보였기 때문입니다. 날씬하고 어린 여자선수들이 나와서 피겨장을 가로지르고 있으면 이뻐 보였고, 점프해서 돌다가 엉덩방아 찧으면 TV를 보면서 민망함이 느껴지곤 했습니다. 이게 피겨를 전혀 모르고, TV에서 김연아 경기를 흘깃 지나가며 볼 때의 느낌이었습니다.

이런 피겨의 무식쟁이에게 변화를 주는 계기가 있었습니다.
SBS에서 일본 선수들과 김연아의 좋은 경기를 뭉쳐서 보여준 적이 있는데 그날따라 그 프로그램을 처음부터 끝까지 다 보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김연아가 이번 대회에서 20점차이라는 어마어마한 점수차로 우승할 수 있는 천재라는걸 그 프로그램을 통해서 알게 되었습니다.

그 프로그램을 보면서 피겨의 피자도 모르는 이런 무식쟁이의 눈에 들어온건 일본 선수들과 김연아의 차이가 눈에 확 띌 정도였다는 것이었습니다. 명품 점프, 교과서 점프.. 이런 피겨의 기술이 아니라 그냥 경기 전체가 눈에 띄게 달랐습니다.

이 무식쟁이의 눈에 크게 다르다고 느낀건 두가지 였는데, 그 중 하나는 김연아는 공연을 하고 연기를 하는데 왜 일본 선수들은 경기를 하고 있을까 였습니다.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나서 일본선수의 경기를 보면 정말 몸이 딱딱해 보였습니다. 잔뜩 긴장해서 허리조차 제대로 펴지 못할 정도로 딱딱해 보였습니다.  아마도 그 SBS의 프로그램에서 다른 선수와 비교해서 보지 않았으면 저는 평생 김연아가 왜 잘하는지 조차 이해하지 못했을 겁니다.

두번째는 점프하기 전에 예비동작이었습니다. 김연아 경기를 먼저 봤을때는 원래 김연아 처럼 하는 줄 알았습니다. 저렇게 미끌어지다가 점프하는거구나 하며 아무 생각 없었는데, 일본 선수의 경기를 보면 그렇게 답답할 수가 없었습니다. 점프를 하기 전에 왜 그리 예비동작이 긴지 이해하지 못할 정도로 길었습니다. 마치 큰 일을 해내기 위해 마음 가다듬고 정신을 집중하고 있는 힘을 다 하기 위해 엄청나게 긴 예비동작을 하며 피겨장의 반 정도를 거의 똑바로 서서 미끌어지며 준비를 합니다. 점프가 그냥 연기하는 내내 녹아 있고, 예비 동작이 거의 없는 김연아와 정말 크게 눈에 띄는 부분이고, 이 무식쟁이의 눈에 확연히 들어올 정도로 차이가 많이 났습니다.

그 후 김연아의 경기를 모두 찾아서 봤습니다. 그러다 보니 아나운서, 해설자가 하는 얘기들도 하나둘 알아듣게 되고 이제 재미가 많이 붙었습니다. 물론 김연아의 팬이 됐구요.

아직도 김연아가 왜 잘하는지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이 계시다면, 다른 선수들과 비교해서 한번 보시라고 권해드리고 싶네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