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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1.21 무협 <일상전(日常傳)>
카테고리 없음2010. 11. 21. 22:36

말수가 적은 <수다 은혁>과 <맥스봉 엄도사는> 새벽부터 다음날 저녁까지 내내 

<안드로이드>라는 무공을 쌓는데 격심한 피로가 몰려왔다. 그들은 이미 상승의 내공을 익힌

 자들이었지만, 오묘하기 짝이 없는 이 <안드로이드>라는 무공은 서양의 어느 숨겨진 

골짜기로부터 비롯되었다고 전해졌다. 이 골짜기의 이름이 <구골>이었는데 서양 상승의 

도사들이 수년에 걸쳐 완성한 무공으로 알려졌지만, 사람의 눈을 멀게 하고, 손가락이 

오그라들며, 골을 썩게 만든다는 이 무공은 단지 소문으로만 떠돌고 있었다. 호기심이 많은

 몽고의 어느 상인이 배를 타고 직접 구골을 찾는데 10여년의 세월이 흘러 결국은 <구골>을

 찾았으나 이미 서양의 여러 문파에 <안드로이드>의 비결을 담은 고서가 빠르게 확산되어

 여러 문파에서 이 무공을 익히고 있었다. 이 상인은 <안드로이드>라는 상승의 무공이 

기록된 고서를 동양으로 가져와 인쇄하여 팔아 부를 취했지만, 서양의 말로 쓰여진 이 

고서를 해독하는데에만 십수년이 걸렸으나, 해독이 되어도 문제였다. 

꾀 많은 서양 도사들은 궁극의 무공을 숨기기 위해 고서에 일부만을 기록하여 그들의 

무공이 어느 정도 인지 가늠할 수 없도록 하였다. 

<수다 은혁>과 <맥스봉 엄도사>는 <도>와 <내공>에 심취하였으나, <안드로이드>는 

외공 또한 수반되어야 익힐 수 있는 무시무시한 무공이었다. 그들은 또한 다른 무공도 함께

 익히고 있었는데 이 무공은 바위보다 더 단단한 코끼리 상아로 만들어진 공을 이용한 

<다마>라는 무공이었다. 3개의 공을 이용하였는데 하나는 피보다 붉은 빛을 띄니 이 공을 

<적다마>라 불렀고, 다른 두개는 눈꽃보다 희고 맑아 이 공을 <백다마>라 불렀다. 

이 3개의 다마가 이루는 오묘한 각과 회전이 주는 세계는 진정 우주의 신비에 근접하였다.

 이 무공을 상승의 경지로 끌어 올려 마치 공이 살아 춤추는 듯한 경지에 도달하면 그 

고수를 <짱꼴라>라 칭하였다. 이 고수가 시전하는 <다마>에 당하면 오장육부가 

뒤틀리고 척수가 뽑혀 비쩍말라 흉측한 시체의 모습으로 오열하며 나가떨어지고야 마는 

것이었다. 


은혁과 함께 이 오묘한 음양, 오행의 원리를 탐구하고자 어제도 힘껏 <큐봉>의 <결>자를 

시전했으나 결국 이해하지 못하고 있었다. 경공을 펼쳐 사면을 두루 왕래하며 이미 10리 

걷고, 세끼를 먹을 만한 시간이 흘렀지만, 심신은 피로하기만 하였다. 오묘하기 짝이 없는

 큐봉을 휘둘러 상승의 봉술인 <황오시> 마져 성공시켜 마치 흰 공이 제멋대로 살아

움직이는 듯 하였으나 상승의 <다마>를 익히기엔 10년도 부족할 따름이었다.

이 무공은 고수들 사이에서 은밀히 전파되어, 무공이 없는 이들은 이 무공을 평생 한번 

보는것 만으로도 가문의 영광으로 알았다. 하지만 세끼 정도 먹을 만한 시간이 흐른 뒤 

은혁과 엄도사는 극심한 피로가 몰려와 귀가를 서두르게 되었다.


한시간에 천리를 간다는 명마 <섭우훼이>를 빌려 빠른 시간에 집에 당도하려 했으나, 

마침 지소저에게 전갈이 왔다. 전갈을 읽어보니 지소저에게 매우 큰 화 생겨 생명이 이토록

 위태하니 도와달라는 내용이었다. 지소저는 피부가 검어 항상 건강하게 보였지만 지금은 

누군가에게 빙백은침보다도 독기가 강한 침을 맞아 안그래도 검은 피부가 새카맣게 

타버렸다는 내용이었다. 어릴적부터 의롭기로 소문난 <수다 은혁>과 <맥스봉 엄선생>은 

깜짝 놀라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수다 은혁>이 자못 진지한 표정으로 한마디 하였다.

"저는 이 전갈을 믿을 수 없습니다. 평소 지소저의 행실로 보아 이것은 분명 함정인 것 

입니다." 하지만 이 전갈의 내용이 사실이면 정말 큰일이 아닐 수 없는 일이었다. 얼굴이 

타버릴 정도의 독기라도 맥스봉 엄도사의 상승의 내공을 운행해 독을 제거할 수도 있지만 

<수다 은혁>의 말도 가볍게 여길 수 없었다. 한참을 고심하였으나 결국 은혁은 명마 

<섭우훼이>에 몸을 싣고 /부끄/ 라는 이모티콘 날리며 종적이 묘연해졌다. 홀로 남겨진 

엄도사는 은혁이 날린 /부끄/ 이모티콘의 의미를 따질세도 없이 경공을 펼쳐 지소저를 

찾아 나섰다. 

멀리서 지소저의 웃음소리가 들려와 필시 그녀의 독이 대헌혈을 타고 이미 전신에 퍼져 

내장을 상하게 하고 머리까지 올라와 미친 여자의 웃음 소리를 내고 있다고 생각하니 

모골이 송연해졌다. 비록 그녀의 행실이 바르지 못하고 꾀가 많았으나 그녀의 숨이 경각에 

이르렀다고 생각하니 먼저 독을 제거한 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따져보기로 하였다.

허름하기 짝이 없는 <개성집>이라는 주막에 다다르자마자 엄도사는 급한 마음에 팔을 뻗어

 쌍장을 시전해 문을 가루로 만들어 버렸다. 10세부터 수련한 이 쌍장은 비록 오묘하진 

않았지만,  20년이 넘는 수련으로 내공이 깊어 분당 700타를 시전할 수 있었던 것이다. 

술집에 들어서자마자 지소저의 안부를 물으려고 하는 순간 공기를 찢는 소리와 함께 

치명적인 암기가 날아와 몸을 옆으로 돌려 피했지만 눈 옆을 살짝 비켜 지나갔다.

극독이 묻어 있는 이 암기가 눈 옆을 지나쳤을 뿐인데 눈 앞이 어른하고 아찔하며 

구토가 유발되었다.

이미 지소저는 문이 박살나는 순간 /윙크/ 이모티콘을 시전했던 것이다. 이는 지소저가 

독창적으로 개발한 독수로 치명적인 중독을 일으켜 술이 술을 마시게 하여 결국은 

알콜중독에 이르게 하여 정신이 나가고 기억을 하지 못하게 하여 결국은 말라 죽게 하는 

치명적인 독수였다.

엄도사는 정신이 아찔하여 내공을 머리 끝까지 끌어올려 방어하려 했으나, 이미 지소저는 

/윙크/ 이모티콘이 실패했을 때를 대비해 상승의 무공인 <완샷>을 동시에 시전했던 것이다.
 
<맥스봉 엄도사>는 내공을 발끝에 집중시켜 억지로 서 있었지만, 이미 손에는 소주잔이 

쥐어져 있었다. 암기에 맞아 극한의 독에 중독된줄로만 알고 있던 엄도사는 내심 

안심하였으나 머리가 비상하기 짝이 없는 지소저가 또다시 어떤 암기를 시전할지 몰라 계속

 주의를 기울이지 않을 수 없었다.

1부 끝.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