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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08 임수빈 부장의 사표가 곧 국민의 사표다 1
할말은하며살자2009. 1. 8. 01:38


임수빈 서울중앙지검 형사2부장이 일찌감치 사표를 낸다고 알려져 있었는데 오늘 결국 사표가 수리되었다는 기사가 올라왔네요. 기사의 댓글들을 보니 이런 분들이 아직 있기에, 그리고 아직 많이 남아 있을거란 말씀들을 하면서 희망은 있다라는 말씀들을 하시더군요.

좋게 생각하면 그렇겠지만, 역으로 놓고 보면 그 희망이란걸 주실만한 분이 한명 사라진거죠. 그리고 한편 이 검찰 한분의 사표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합니다.

PD수첩 수사에 대해 상부와 마찰을 빚어왔다는건 이미 기사화되어 (http://media.daum.net/society/others/view.html?cateid=1067&newsid=20081229080603796&p=hani)
알려져 있었고, 경제적 이유로 사퇴를 한다는 어불성설 같은 변명만 봐도 임수빈 부장의 갈등이 심상치 않았음이 예측됩니다. PD수첩을 수사하고 기소하는데 검찰 상부과 마찰이 있었다는건 약간만 생각해도, 특히 사법처리를 행하는 검찰에서는 결코 있을 수 없는 일이라 생각됩니다. 말그대로 '법대로' 처리하면 되기 때문이죠. 누가 법을 어떤식으로 어겼는지, 경중을 따지고, 법을 어긴 부분이 있다면 사법처리하면 그만인거죠. 그렇게 법의 잣대만 들이댄다면 검찰 상부와 임수빈 부장 사이에 과연 갈등이란게 존재 했을까요?



한가지 가정을 해봅니다. 검찰 상부와 임수빈 부장의 갈등이 PD수첩을 기소할지, 안할지에 대한 갈등이었다고 가정을 해봅시다. 한 검찰 간부의 말처럼 PD수첩의 보도 내용이 정부에 대한 비판에 맞춰져 개인에 대한 명예훼손 성격은 약하다는 기사의 내용도 임수빈 부장이 직접 얘기한 팩트라고 한번 더 가정을 해봅니다. 그렇다면, 임수빈 부장은 PD수첩 기소에 대해 회의적인 반응이었다는 것이고, 상부는 반대로 어떻게 해서든 기소해야 한다는 생각이었을 겁니다.

그런데 같은 검찰내에서, 그것도 개개인의 의견보다는 정말 '법대로' 처리해야 하는 사법기관에서 왜 정반대의 얘기로 갈등이 불거지고, 누군가는 사표까지 써야하는 상황이었을지가 궁금하기 짝이 없습니다. 다른 몇몇 기사의 내용에 따르면 정치권과 보수 언론이 PD들을 체포하고 조속히 사건을 마무리 지으라는 요구를 했다고 하는데, 사람을 수사하고 기소하는게 누군가가 시켜서 없는 죄를 만들어 사법처리 하는 법이라면 사법기관의 존재의 목적이 무엇인지 궁금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정치권에서의 요구였다면 한나라당의 요구였을 것이고, 정부여당의 위치에 선 한나라당과 정부는 결국 사법기관인 검찰에까지 손을 뻗쳤다는 얘기가 되는군요. 단지 여러 단계를 밟았을 뿐, 결국 최고 권력자의 지시에 따라 '법대로' 행동하려 했던 검찰이 사표까지 쓰게된 형국이네요.

오늘은 정말 대한민국이라는 나라에 사표를 던지고 싶을 뿐입니다.
사표를 날려라 내일 아침까지만~ 이라는 노래가 흘러나오는 CF도 있지만 내일이 아니라 4년을 기다려야 한다는게 답답하기만 합니다. 이미 현 정부에 많은 것을 포기한 국민들이 이 나라에 사표를 던지고 싶은 심정이 아닐까 라는 웃지못할 생각을 해봅니다.

올해는 무사히 넘길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래도 한가닥 희망을 가져봅니다.
경제도 살아나고, 민주주의도 살아나고, 금산도 분리되고, 공교육도 올바로 서고, 방송도 독립할 수 있다는 희망을 말이죠.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