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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0.10.04 김종민을 통해 본 1박2일 출연진의 역량
연예가중계2010. 10. 4. 09:16

서울 여행의 마지막 편인 이번 서울 여행 편은 당일치기라는 짧은 기간에 미처 보지 못한 서울의 풍물을 소개시켜주는 뜻 깊은 회 였습니다. 하늘 아래 그 어떤 곳보다 바쁘게 돌아가는 서울이 배경이어서 그랬는지, 복불복과 클로징까지도 바쁜 서울을 연상시키는 듯 급하게 마무리가 되어 아쉬운면이 있었습니다.

외국인과의 몸개그, 낮잠미션, 야식 복불복 등 충분한 재미와 볼거리로 선전했지만,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김종민의 역량을 눈여겨 볼 수 밖에 없었는데요.


MC몽의 하차, 김종민의 역량 문제 등 불미스러운 사건이 없었다면 아마도 평상처럼 일요일 저녁을 유쾌하게 만들어주는 프로그램이 틀림없었을 겁니다.
그러나 이번 편에서는 저도 모르게 김종민에게 자꾸 눈이 갔습니다. 다섯명이 출연하는 프로에, 그것도 한시간이 훌쩍 넘는 시간에 짧은 단발마와도 같은 멘트 두세개로는 시청자들에게 아쉬움을 줄 수 밖에 없습니다. 그것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는 개그가 아닌, 옆 사람도 들은건지 만건지 모를만한 얼버무린 혼잣말은 김종민에게 측은지심까지 느껴지게 합니다. 말도 없고 표정 까지 없던 김C가 보여줬던 근성이나 몸개그와는 또다른 대조적인 면이 있는데 바로 존재감입니다.

마침 남자의 자격에서 개그를 짜고, 그걸 들고 남들 앞에서 웃기는게 얼마나 힘든건지 보여준 뒤 얼마 안된 시간이라서 그런지 몰라도, 대사의 90% 이상이 애드리브로 진행되는 1박2일에서 출연진의 역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얼마나 어려운 일을 하고 있는지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그런 역량 있는 사람들이 모인 곳에서 김종민의 역할은 방청객 정도의 수준으로 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프로그램이 종료될 때까지 김종민이 분투하는 모습을 내심 기대했지만, 마지막 클로징까지도 이수근에게 넘겨주고 말았습니다. 물론 더 많은 대사를 했겠지만, 시청자들은 편집된 방송을 보고, 그 방송에 대한 평가를 하는게 당연한게 아닌가 싶네요.

이런 이유 때문에 역설적으로 김종민이 아닌 다른 출연진의 역량에 관심이 갔습니다. 만약 내가 저기 서 있다면 과연 김종민 이상의 존재감을 보여줄 수 있을지 하는 상상을 하면서 말이죠.


<< 강호동 >>

천재MC라 말해도 손색 없을 대한민국 1, 2위를 다투는 MC가 아닐까 합니다. 그가 지금까지 해온 수 많은 프로그램을 통해 우리 머리속에 강호동의 이미지가 각인되어 있지만, 이제는 씨름 선수나 코미디언이 아닌 MC로써의 이미지가 강합니다. 그리고 그의 순발력과 진행 능력은 그가 맡는 프로그램에 빛을 발하게 합니다.
당장 1박2일에 강호동이 없다면? 이라는 상상은 하기도 싫습니다. 한 때 케릭터 컨셉이 약간은 폭력적인 면이 있어서 안티도 상당했지만, 그의 존재감은 1박2일에서 따라올 자가 아직은 없는 듯 합니다.


<< 이수근 >>

두말 할 필요가 없는 1박2일의 독보적인 웃음 히어로, 지금도 개그 프로그램에서 활약하며 여러 TV프로그램에서 MC로 맹활약 중인 그의 중국어 한마디면 당장이라도 배꼽이 빠질 듯 합니다. 그의 카메라샷이 이미 너무 많아진 1박2일에서 이수근은 없어서는 안될 케릭터가 되어버렸습니다. 강호동이 진행력으로 승부한다면 이수근은 천부적인 개그 근성으로 1박2일을 이끌고 있습니다. 프로그램을 이끌겠다는 노력하는 모습과 천부적인 개그 소질로 1박2일의 감초가 아닐까 싶습니다.


 << 은지원 >>

1박2일을 거의 빠짐없이 봐오면서 느낀 건 초기 1박2일의 은지원과 지금의 은지원은 천지차이라는 겁니다. 직업이 가수이긴 하지만 초딩 같은 투정, 초딩 같은 식습관 등 안티 100만 대군과 싸울 수도 있었던 그는, 그의 케릭터를 자신만의 무기로 변화시킨 능력자 입니다. 그의 순발력과 재치는 미션이나 복불복에서 이젠 너무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 만큼 강화된 역량으로 자신의 위치를 굳건히 지켜나가고 있고, 항상 뭔가 빵 터지는 새로운 걸 바라게 되는 케릭터 입니다. 그 역시 1박2일에서 강력한 존재감을 자랑하기 때문에 오히려 다른 프로그램에서 만나면 어색할 지경입니다.



<< 이승기 >>

KBS 2TV의 1박2일을 글로벌화 시킨 무림 절대 고수. 그의 노래 한가락에 여성 팬들은 울고 웃습니다. 국민남동생에서 이제 어엿한 국민남친이 되버버린 그는 1박2일이 간직해야 할 리얼버라이어티의 보물입니다. 최근 종방한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에서는 뛰어난 연기력으로 자칫 유치해질 수 있는 만화같은 드라마에서 발군의 연기력을 발휘, 이제는 어엿한 연기자의 자리까지 꽤차게 되었습니다. 영화 소식도 들려오는군요.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는 영화에 출연 가능성이 기사화 되면서 만능 엔터테이너로서의 위치가 다져지고 있습니다. 야전 생활에 필수 능력인 요리 능력의 부재로 다른 멤버들에게 음식으로 스트레스를 주는 이미지가 약간 있었지만, 타 프로그램에서 MC로, 연기자로 활동폭이 커진 그가 과연 1박2일에 언제까지 머무르며 웃음을 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 김종민 >>

본인의 샷에 이승기가 던진 "아리가또 고맙습니"에 관한 자막이 나오고 있습니다. 그의 샷은 대부분이 웃는 장면 입니다. 알게 모르게 그도 1박2일에 공헌하는 바가 있겠지만, 절대적인 존재감을 자랑하는 다른 멤버들에게 비교가 되는건 결국은 편집된 분량으로 판가름됩니다. 이미 하차한 김C가 우정 출연을 하면 다음날 그것이 또 회자되고, 이승기가 드라마로 이름을 떨쳐도 1박2일의 이승기란 타이틀이 붙지만, 김종민은 아직 역부족인 듯 합니다. 소집해제하는 김종민을 납치하다시피 하며 007을 방물케했던 그의 납치극은 제대 선물이었을까요....
김종민의 역량이 방송에서 불거진 자진 하차하에 관한 내용을 익히 들어서 일까요? 이번회에서도 그는 동떨어진 모습을 보였습니다. 같이 어울리지 못하고 동료에게 도움을 주지 못하며, 시청자로 하여금 다른 동료가 더 많은 방송분량을 만들어내야 한다는 듯한 느낌까지 들었습니다. 이젠 바보 케릭터가 아니기 때문에 그 느낌이 더 강하게 들 수 밖에 없었습니다. 바보는 그냥 웃으면 되지만, 1박2일에서는 엄청난 재치와 순발력을 필요로 합니다. 이제 바보가 아닌 그의 설 자리를 1박2일 연출진과 출연진이 어떤 식으로 극복할 수 있을지 미지수 입니다.

여러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인해 이미지 실추를 당했지만, 웃음을 위한 프로그램의 변화 혹은 방향의 전환보다여러 해를 함께 해온 동료들끼리의 우정이 돈독해 보이는 프로그램으로 이미지가 회복되었으면 하는 바램입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