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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1.05.13 초급 게임 기획자분들에게 드리는 글.
IT관련글모음2011. 5. 13. 02:35


먼저 저는 IT관련 개발쪽에서 개발자로 12년 정도 근무한 사람입니다.
그리고 제 눈에 기획자와 개발자 간에 미묘한 갈등이 항상 있다는걸 지금도 느끼고 있습니다. 보통은 분야를 떠나 자기가 알고 있는 지식하에서 아이디어를 공유하기 때문에 벌어지는 갈등들이죠. 내가 알고 있는 지식이 양이 많고 이치에 맞아 어플에 반영이 되었다 하더라도 그 어플의 성패를 결정짓지는 못합니다. 흔히 어플은 로또라 말합니다. 내 지식에서 벗어난 수준 낮아 보이는 어플이 성공하는 케이스도 무수히 봐왔고, 철저한 개발 시스템을 갖추고, 트렌드에 걸맞고, 클라이언트를 100% 이해시키는 어플을 만들었다고 해도 처참히 깨지는 경우도 봐왔습니다. 하지만 로또라고해도 어느 정도는 성공의 확률을 높이는데 열중하는건 개발와 기획자의 지극히 당연한 선택이란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결국 어플의 성패를 떠나 어플 개발을 제대로 완료시키는게 중요하고, 개발자/기획자 간 합의를 도출해 내는게 우선일 것 입니다. 이를 위해서는 자신의 지식이 그릇된 지식일 수도 있고,
자신의 의견이 반영됐다고 해서 성공할 것이란 보장이 없다라는걸 인정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야 할 겁니다. 

최근 트렌드는 아무래도 sns일 것이고, sns와 특히 이와 관련된 sns게임에 대해 한마디 하려고 합니다.

처음부터 성공을 옵션으로 달고 다니는 기획자는 없을 겁니다. 누구나 초보 시절은 있죠. 극히 초보적인 기획자분들도 많이 봐왔는데, 아이디어는 좋으나, 극히 좁은 관련 지식, 혹은 어린 나이로 경험해보지 못한 부분에 대해 약한 면모를 보입니다. <웹 사이트 한번 안만들어 본 기획자가 웹사이트 기획을 하고, 게임 한번 안해본 기획자가 게임을 만든다>라는 우스게 소리가 있습니다. 컨셉을 잡고 아이디어를 내는데 관련 지식이나 경험의 부재로 아이디어를 내기 전에 먼저 벤치마킹을 합니다. 벤치마킹을 해서 뭔가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어내기 보다 <이것은 검증된 시스템이고, 관행적이다>라며 그대로 따라합니다. 그 검증과 관행을 누가 먼저 시작했는지에 대해서는 이미 관심 밖이죠. 하지만 지금도 어디선가 누군가는 새로운 시스템을 만들고 새로운 관행을 만들고 있다는걸 명심해야 합니다. 

몇가지 사사로운 예를 들어 초급 기획자분들이 간과하는 부분에 대해 말씀드리고자 합니다.

< 소셜네크워크? 인맥 형성이 기본이지 >

소셜네크워크라는 단어가 사실은 회사의 영업 차원과 실수요자들이 느끼는 그것은 극히 대비가 됩니다. 예를 들어 sns게임 기획서를 들고 기안을 올리거나 클라이언트를 설득하는 자리에서는 관행적으로 sns의 <소통>을얘기할 것 입니다. 같은 관심사, 소통, 인맥, 6촌이면 전세계 사람들과 알게 된다는 둥 이론적인 얘기로 설득을 시작합니다. Facebook과 연동하면 6~7억명의 회원이 내 회원이 된다며 썰을 풀지만, 소셜네크워크의 소비자는 막상 수다떨기나 시간 때우기, 잡담 등 놀잇감에 불과합니다. 항상 대인관계가 넓어지고 인맥을 형성한다는 영업적인 말들을 많이 들어왔지만, 막상 기획자 자신도 트위터나 페이스북은 단지 일상의 배설도구에 지나지 않다는걸 알고 그렇게 사용합니다. 술 한잔 같이 할 수 있는 인맥이 형성되지 않는다는 것도 암묵적으로 알고 있습니다. 물론 sns의 초기와 지금은 컨텐츠의 내용에 많은 변화가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이미 안정권에 접어든 이 서비스들을 사용하는 이용자의 패턴에 큰 변화가 일지는 않을 겁니다. 하지만, 중요한건 트위터나 Facebook이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끼리 광장에 모이게 하는 효과는 분명히 있고, 이를 사업적으로 이용한게 Facebook API죠. 엄청난 인맥을 형성하는 개념이라 말을 하지만 사실은 인맥이라기보다 비슷한 생각을 하는 사람들을 광장에 모아놓고 거기서 만들 수 있는 사업아이템을 누구라도 만들 수 있도록 API를 제공한 시스템이라고 얘기하면 맞을 듯 합니다. 

사실은 이런 SNS에 대해 몇가지 얘기한 이유는 다른데 있습니다. 초보 기획자분들이 트위터나 Facebook에 게임 스코어나 홍보용멘트를 퍼블리시 한것 말곤 소셜네크워크 개념을 넣은게 없는데, 연동을 했으니 많은 방문자를 바란다거나, 많은 다운로드 수를 바란다는 기대를 하는 것입니다. 이용자가 이 게임이나 어플을 왜 써야하는지, 무엇 때문에 자주 서비스를 이용한다던지, 어느 시간대에 많이 이용한다든지, 타겟층은 어디에 두고 있는지 소비패턴은 어떻게 되는지 등에 대한 이유가 매우 약한 상태로 기획서 상에 기능을 추가합니다. Facebook이 없었을 때는 회원수를 끌어모을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이 있을지 많은 시간 고민을 했었는데 Facebook 덕분에 마치 한방에 해결된 듯 하지만, 사실은 이런 노력이 프로그램의 컬러티를 높이는 공신입니다. 

< 게임 소비패턴의 변화와 중독성>

 
도움이 될만한 TEDX 영상이 하나 있으니  먼저 참고해주시기 바랍니다.

국내 게임 시장은 불법복제로 인해 패키지 시장이 거의 대부분 죽고 온라인게임이 점유를 했죠. 어마어마한 자본이 들어가고 어마어마한 수익을 내는 게임들이 등장했지만, Facebook의 단순한 게임이 더 큰 수익을 내는 큰 변화가 있었습니다. 

여기에 간과해서는 안될 두 가지 이슈가 있는데, 이용자의 행동패턴 자체를 변화시키는 방법과 중독성입니다. 과거 MMORPG는 대부분 중독성에 올인했습니다. 그 중독성은 마치 도박이나 마약과도 같이 강력하여 이용자들이 오랫동안 게임에 머무르게 하는 근본이 되었고, 이미 온라인게임에서는 필수 요소로 자리 잡았습니다. 하지만 새로 등장한 Facebook이나 모바일의 시티빌, 위룰 등의 게임등은 중독의 방법이 약간 다른데, 도박성이 아닌 책임의식을 만들어 이용자에게 전가하는 방법으로, 특정 시간대에 게임내에 머물지 않으면 내 아바타가 영향을 받는 개념을 도입하고 있습니다. 물론 여기에는 RPG의 성장 개념이 같이 녹아들어 있어 도박이 아닌 다른 형태의 중독을 야기하고 있습니다. 

이 변화와 중독성에 대해 말씀드린 이유도 사실은 한가지 입니다. 내가 만들고자 하는 어플이나 게임에 많은 유저가 많은 시간을 투자하도록 만들기 위해 아이디어를 모색할 때 <이 정도면 뭐 사람들이 쓰지 않을까?> 라며 기획자 자신에게도 당장 의문을 품는 기획은 좀 더 생각해볼 문제라는 것 입니다. <이게 우리가 이번에 미는 컨셉 입니다. 저는 재미 있으니 남들도 좋아하지 않을까요?> 라는 말씀을 하시기 전에, 적어도 이용자가 어떤 부분을 좋아하고, 어떤 부분 때문에 이 게임에 많은 시간을 투자할지에 대해 면밀히 검토된 기능이어야 그마나 낮은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입니다. 쉬운 예로 이미 역사가 되고 있는 온라인 게임인 리니지나 WOW 같은 게임은 그야말로 강력한 중독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중독을 일으키는 여러가지 요소가 있죠. 그 요소는 사실 해당 게임 사이트가서 게임컨셉이나 UI, 게임 방법 등 관련 자료를 보면 시스템이 어떻게 갖추어져 있는지 대충 알 수 있습니다. 사냥을 하고, 돈이나 아이템을 줍고, 돈을 모아 아이템을 사서 케릭터를 강하게 만들고 무기도 강화시키고, 몬스터를 좀 더 빨리 잡고...뻔한 MMORPG의 전형적인 룰입니다. 하지만, 과연 게임을 해보지도 않은사람이 설명만 듣고 중독될 수 있을까요? 마약을 해보지도 않은 사람이 마약을 하면 손에서 레이져가 나가고 4차원 세상이 된다라는 얘기를 들은 사람이 과연 마약에 중독될까요? 내가 경험하지 못한 것을 기획할 때는 생각과 현실이 전혀 다르다는걸 인지해야 합니다. 그 만큼 주의해야 하고, 경험자들의 말을 경청할 수 있는 여유가 필요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중소 IT기업의 환경이 아무리 사용자들의 행동패턴을 연구하고 재미도 있고, 중독성이 강한훌륭한 기획을 했다손 치더라도 그 기획을 일관되게 개발 완료까지 가게 하는 것 자체부터 힘이 듭니다. 자체 솔루선이라 해도 일정한 기간내에 마무리해야 하고, 하청일이라면 우선 일정에 맞춰야 하며, 기획도 손 봐질 것이고 사공이 많아 산으로 갈 수도 있는 확율이 너무 높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이건 2차적인 문제일 뿐이고, 여러분의 기획은 적어도 여러분이 같이 회의하는 그 회의실에 있는 분들이 100%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쉽게 이해할 수 있어야 하며, 옵션으로 감동까지 줘야 합니다. 당장 앞에 앉아 있는 사람 한명 조차 이해 안되는 기획서를 내밀어 말로 설명을 해봐야, 그 회의실에서 일어나는 일일 뿐입니다. 이용자들은 그 회의실 밖에 있거든요. 그 이용자들 한명한명 붙잡고, 혹은 광장에 모아놓고 그 기획을 이해시킬 수는 없는 노릇일 겁니다.

한번 곰곰히 생각해보세요. 여러분의 기획이 회의실에서 박수를 받은 경험이 많은지, 아니면 질문을 많이 받았는지.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