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은하며살자2007. 10. 15. 02:58

선생님한테 따귀맞았다는 글과 덧글들을 봤습니다.

왜 많은 분들이 억울하다고 글을 올린 학생에게 오히려 매도의 덧글을 올리고 있는지
조금만 생각해보면 답 그냥 나옵니다.

바로 담배피운 학생이 선생에게 대하는 태도를 상상하기 때문입니다.

세상이 많이 바뀌었지요. 머리 위로 쳐드는 핸드폰이 무서워 체벌도 못하는 세상입니다.
이런 세상에 오히려 선생님 편을 드시는 분들도 많지요.

여기엔 한국의 정서라는 면도 있습니다. 존댓말이 없는 영어를 쓰는 영어권 사람들은
어린이나 노인이나 같은 형태의 말을 하고, 그러면서 어르신보다는 친구라는 느낌이 많이드는
반면에, 예의 깍듯이 지키는 언어생활이 우리나라 사람의 일반적인 정서에 아직은 어울리는거죠.

사범대를 나와 아이들은 똑바로 교육시켜야 한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는 고지식한 선생과
한창 사춘기, 뭔가 억누를 수 없는 반항 심리, 아랫도리도 적잖게 묵직해졌고 나도 이제
어른이라고 생각하는 학생과는 너무나 큰 갭이 있습니다.

손윗사람과 친근하게 술한잔 할 수 있는 그런 나이차이가
선생과 학생의 나이차이일 경우도 있지만, 경우가 많이 틀리죠.

바로 선생과 제자의 사이이기 때문입니다.
아니, 선생과 제자사이라고 많은 분들이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그 소식이 알려지자 학생들은 이 것을 교육부에 신고해야한다고 했습니다.


아마도 이 문장을 보고 많은 분들이 무너진 교권을 얘기하셨을 겁니다.
격세지감일까요?

이제 필요할 때 매도 들고 엄한 컨셉으로 나가는 선생님의 시대는 끝난 듯 싶습니다.
가끔 TV는 사랑을 싣고라는 프로에서 아주 매를 많이 맞은 연예인이 엄했던 선생님을
찾는 경우가 있는데, 사실 그렇게 어려운 시절, 비록 회초리도 맵고, 엄했던 선생님이지만
정말 아이들을 아끼고 사랑했던 그런 선생님.....
정말 아이디얼한 선생님의 모습이죠.

그런데 요즘도 그럴까요?

매를 들면 화가나서 구타를 하는 미친 사람이고, 당연히 신고해서 수갑을 채워야 하는 그런 사람
으로 많은 학생들이 생각할겁니다.

세상이 바뀌었고, 사기꾼과 살인자의 인권까지 챙기는 시대에 살고 있는 우리가
때린사람 신고해야 한다는 저 정도의 아이들 얘기에 발끈한다면 또 어패가 있는거죠.

사기꾼과 살인자의 인권까지 들먹이면서, 분명히 따귀라는 구타를 당한 학생의 인권을
생각한다면 발끈해서는 안되는 상황이 맞는거죠.

오래전에 이미 스승과 제자가 아닌, 가르치는 사람과 배우는 사람 정도로 선생이라는 직업의
특성은 그 의미가 매우 약해진게 사실입니다.

이미 썩을대로 썩은 공교육의 문제도 있을 것이고, 초등학교때부터 아이들에게 치맛바람의
진수를 보여주시는 학부모들의 문제일 수도 있겠죠.
그런 꼴을 보고 배우며 자란 세대입니다.

누구탓을 할까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