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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10.18 저는 담보 대출을 받지 않았고, 받을 생각도 없습니다. 2
난 이렇게 산다2008. 10. 18. 15:14


제가 결혼한지 해수로 5년이 됐습니다.

처음 장만한 신혼집은 3천5백짜리 다세대 빌라 2층짜리의 2층이었는데, 비만 오면 비가 줄줄 새어나왔습니다.
거실이라고 하기에도 민망할 정도의 거실에 세수대아 두개 받쳐 놓으면 누울 공간도 안나오던 곳이었습니다.
아내가 임신하기 전까지 1년 동안 맞벌이를 하고, 그 다음부터는 저 혼자 벌어서 2년 후에 5천 짜리 전세로 이사갔습니다. 비는 안새었지만, 겨울에 거실에서 얼음이 얼었습니다. 2월 혹한의 날씨에도 거실까지 기름보일러를 떼지를 못했습니다. 한겨울에 좀 따뜻하게 지내려면 2드럼의 기름을 써야 하는데 그러면 등유값만 50만원이 나갔습니다. 그걸 아끼고자 저희 부부는 잠자는 방 하나만 보일러를 틀었습니다. 갓난애를 키우던 아내는 그렇게 갖혀서(?) 겨울을 보내곤 했습니다.

그리고 지금은 일산에 26평 정도 하는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1억에 들어왔고, 대출을 받지 않았습니다.
비도 새지 않고, 겨울에 집 안에서 얼음이 얼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는 아파트를 원했지만, 서울에서 제가 가지고 있는 자본금으로 아파트를 구할 수 없었습니다. 몇날 몇일을 싼동네를 중심으로 돌아다녔지만, 이미 서울에 싼동네는 사라진지 오래였습니다.

2005년 첫번째 신혼집이었던 비가 줄줄 세는 그 전세집에 들어갈 때부터 주변에서 온갖 유혹이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부동산 중계업소를 찾아가면 그런 전세 구하느니 차라리 대출을 끼고 집을 사는데 빠르다는 얘기를 대부분의 부동산에서 들었습니다. 2년후 5천을 가지고 부동산 중계업소를 찾았을 때는 제 얼굴을 쳐다보지도 않는 부동산 중계업소가 많았습니다. 그 돈으론 이 동네에서 거주할 수 없다는 눈치였죠.
부동산이 아니라 그런 유혹은 가족을 통해서도 들어왔습니다. 지금 살고 있는 전세가 3천5백인데, 일산에 1억이면 20평대 아파트를 살 수 있다며 가족 중 한분이 생각해보라고 했었습니다. 대출을 7천~8천을 끼고 집을 사라는 얘기였는데 그런 큰돈을 대출받기도 힘들었을 뿐만 아니라, 1/3 밖에 안되는 자산으로 집을 구입한다는건 뭔가 위험하게 느껴졌습니다. 요즘은 다들 그렇게한다더라 뭐 그런 얘기도 많았지만, 제 본가에서 10년 전 5천 대출로 인해 나가는 이자만 한달에 30만원인것을 익히 알고있던터라 그 이상의 이자를 물면서 살게된다면 사는게 너무 초라해질 것 같은 이유로 저희 부부는 그 집을 포기했습니다.

그러나 그 집은 6개월 후에 1억 7천이 되었고, 1년이 더 흐르자 2억이 넘어갔습니다. 뭔가 이상하다는 생각을 뒤로 한채 놓쳐서 아깝다는 생각이 꽤 오랜시간 절 괴롭혔습니다. 하지만, 빚이 없었기 때문에 쓸데 없이 나가는 이자도 없었고, 아파트가 아니기 때문에 관리비도 없었고, 전세집이기 때문에 월세로 나가는 돈도 없었고, 자동자도 없었기 때문에 자동차 유지비도 나가지 않았습니다. 저와 제 아내는 그렇게 뚜버기 생활을 하며 저축을 해서 지금은 1억짜리 전세 아파트에 살고 있습니다.

지금은 애가 둘이라서 돌아다니기 너무 힘들고해서 내년에 싸고 연비 좋다고 소문난 모닝을 구입하려고 하는데 자동차를 알아보다보니 전에는 생각하지 못했던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자동차를 10년 타면 고물이 되고, 집도 10년이 흐르면 분명히 처음 같지는 않을텐데
왜 자동차는 똥값이 되는 반면, 집값은 몇배가 되어 있나? 라는거죠.

만약 자동차가 집값처럼 몇년 후에 두배가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면 과연 자동차 시장은 어떻게 흘러갈까라는 궁금증이 생겼습니다.

1. 자동차 사재기를 할 것이다. 많이 오른 차일수록 좀 더 많이 사들일 것이다.
2. 계속 오르기 때문에 팔지를 않는다. 따라서 중고 시장의 차들 역시 가격이 더욱 올라 갈 수 밖에 없다.
3. 이미 올라버린 차들로 인해, 새로 시판되는 신차 역시 폭등한 가격으로 출시가 될 것이다. 하지만, 차 제조원가는 그대로다.
4. 폭등한 가격 때문에 돈 없는 서민들은 자동차를 구입할 수 없게 될 것이다.
5. 계속 자동차 값이 오르리라는 기대심리가 증폭할 것이다. 돈이 없는 서민들은 자동차를 구입해서 보유만 하고 있으면 재테크 수단이 될거라 생각할 것이다.
6. 기어코 대출을 받기 시작한다.
7. 대출이 트렌드가 되어 너도나도 할 것이 대출받아 자동차를 산다. 이제 이것이 대세다.


이런 결론에 도달합니다. 어떻습니까? 지금의 우리나라 부동산 현실과 비교해본다면 아마도 별 차이가 없을 겁니다.
자동차 가격이 아무리 올라도 상투가 있습니다. 언젠가는 꼭지점에 다다르게 되고, 그곳이 꼭지점인 이유는 끝없는 절벽이 보이기 때문입니다. 절벽이 보이지 않았을 때는 그곳이 꼭지점인지 알 수 없습니다.
그러나 언젠가는 알게 됩니다. 세상만물은 세월이 흐를수록 중고가 된다는 것을. 아마도 어느날 눈을 뜨게 될 것 입니다. 오로지 오르기만 했던 자동차 가격이 아닌 자동차의 제조원가에 대해 궁금해할 날이 올 것입니다.
상투 시점이 왔다는건자동차의 거래량이 급격히 떨어질걸 예상하게 만듭니다. 자동차의 거래가 없으면 그만큼 자동차의 생산성 역시 떨어지게 됩니다. 자동차가 팔리질 않으니, 자동차 회사에서는 자동차로 인한 수입이 없어지고 더 이상 생산했다가는 재고만 왕창 쌓이게 될겁니다. 지금 우리나라 부동산 시장이 딱 이꼴이죠.


언제부턴가 집을 구입하는게 빠르다는 주변의 권유가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언제부턴가 집을 구입하라는 부동산 중계업소을 운영하시는 분들의 말이 없어지기 시작했습니다. 그리고 지금 대출과 금리 폭등으로 인해 헉헉대는 분들이 속출하고 있는걸 보며, 부동산 투기시장에 동참하지 않았던 제 자신이 참 대견합니다.
그리고 참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