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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19 투표일에 출근. 오랜만에 회사생활 짜증났다 1
난 이렇게 산다2007. 12. 19. 00:48

아침에 투표하고, 점심에 남대문 근방 카메라 수리점에가서 낡은 카메라를 수리하자고
아내와 약속하고 출근했답니다. 점심에는 이쁜집에 가서 외식도 하려고 했죠.

그런데 회사에서 오후 시간에 투표일에 출근하라고 통보를 받았습니다.
역시 먼저 떠오르는 생각은 가족 생각. 아내가 좀 섭섭해하겠구나 같은...

회사일을 나를 발전시키는 하나의 수단이라 생각하기 때문에, 야근을 하든 철야를 하든
사실 별 생각없이 삽니다. 일주일에 4~5일을 야근하며 다니고 있지만, 항상 좋은쪽으로 바라봅니다.
이게 다 나중을 위한, 나 자신에 대한 시간 투자라고 생각을 하니까요.

그렇지만, 오늘 만큼은 좀 섭섭하고, 가슴도 답답하더라구요.
대선 뉴스가 온 미디어를 뒤덮으면서 저도 여기저기 사람들과 대선 후보에 대한 얘기도 하고,
이런 사람은 된다, 이 사람을 뽑으면 잘할까? 그런 얘기들을 하며 아주 약간이지만,
투표에 대한 설래임(?)이 좀 있었거든요. 시간도 나고 하니 가족과 외식도 즐기려고 했죠.

일이 있으면 주말이나 휴일도 마다안고, 내 일이다 생각하며 출근해서 일도 하고,
일주일에 4~5일(거의 5일) 야근을 하는 사람, 그리고 팀원들...
이런 사람들에게 오늘 같은 특별한 날에 출근해서 일을 하라는 얘기를 들으니
약간이나마 남아있던 정내미가 한순간에 쓸려가는 이 기분은 어쩔 수 없네요.

회사 입장에서 일이 바쁘니 어쩔 수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과연 얼마 만큼의 효율이 있을지
의문입니다. 이런 일이 근근히 있을때마다 하루 일당받고 일하는 일용직 노동자인가?라는 생각도 들구요.

주변을 둘러보니 역시 IT쪽 사람들이 많더라구요. 항상 일정에 쫓겨 정비(군대 용어) 할 시간조차
제대로 주어지지 않는 이 생활이 가끔은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그런데 배운게 도둑질이라고
할게, 할 줄 아는게 이것밖에 없고, 나이들어 직업을 바꾼다는게 결코 호락호락한 일도 아니고 말이죠.

주말, 휴일도 특별한 내색없이 출근해서 일을 해왔지만, 이상하게 오늘만큼은 좀 답답하네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