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말은하며살자2008. 8. 12. 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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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에서 조차 과중한 국민의 기대에 부담이 크다고 얘기했던 박태환 선수.

오늘 오전 11시는 박태환 선수가 남자 자유형 200m 결승에 도전하는 날입니다. 이미 400m 에서 금메달을 거머쥔 박태환 선수에게 이번 200미터 결승은 더욱 힘든 경기가 될 것 입니다. 바로 8관왕에 도전하는 미국의 펠브스 선수 때문이죠.

이미 박태환 선수는 유래 없는 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엄청난 국민의 기대를 등에 떠안고 스무살이라는 어린 나이에 쾌거를 이루어 냈습니다. 출전할때마다 자신의 개인 기록, 한국 신기록, 아시아 신기록을 연일 갱신하며 그야말로 아시아의 영웅이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미 국민에게 큰 기쁨을 안겨준 박태환 선수의 경기를 보고, 그리고 봐오면서 올림픽 해설진들의 멘트에 제가 오금이 저릴 정도 입니다. 한번쯤은 박태환 선수를 향해 2등이면 어떻고 3등이면 어떻습니까? 지금 해온 업적만으로도 역사에 남을 일입니다와 비슷한 멘트 하나 정도 날려주시길 내심 바랬지만, 오히려 더욱 가관입니다. 펠브스의 아성을 무너뜨린다느니, 펠브스의 8연승 행진을 잠재울꺼라느니, 세계신기록도 가능하다느니...정말 방송을 보면서 듣기 민망할 정도의 멘트가 쏟아집니다. 특히 400M 결승에서 MBC 해설진은 비록 세계 신기록에 근접했지만, 2~3초가 넘게 세계 신기록과는 벌어졌는데 세계신기록이라며 소리지르는 해설자의 목소리에 제가 다 민망해서 채널을 돌려버렸습니다.

200m 준경승에서는 펠브스를 제치고 2위로 들어왔다며 부산을 떠는 기사를 보며 낚시성 의도까지 엿보이는 기사를 보고 허탈하기까지 했습니다. 개인 기록만 놓고 보면 펠브스는 박태환보다 3초 이상 빠르고, 200m 준결승 한시간 후에 펠브스는 또 다른 경기를 위해 페이스 조절을 한 것 뿐인데요. 객관적인 자료로 놓고 봤을 때 박태환이 컨디션만 좋으면 펠브스를 이길 수 있다는 앞선 기사를 내기보다 박태환 선수에게 용기와 힘을 실어줄 수 있는 내용을 많이 내보내준다면 TV를 시청하는 국민도 같은 생각으로 응원하지 않을까요?
그리고 만약 게임에서 펠브스에게 지면 또 한마디씩 하겠죠.

"수영황제의 벽은 높았다"
"뒷심부족, 아쉽다"
"1500m에 희망을 걸어본다"

박태환은 이미 아시아인으로써 그 어린 나이에 신기원을 달성했고, 그 어떤 선수보다 스포트 라이트를 받고 있습니다. 그런데 400m 금메달을 따는 그 순간부터 갑자기 펠브스와 대등한 상대가 되었고, 마치 3관왕은 따놓은 당상이라는 둥, 펠브스의 8관왕 저지는 박태환 밖에 없다는 둥 언론 매체의 보도에 보는 제가 다 어깨가 무거울 지경입니다.

박태환이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에 임할 수 있는 응원이 필요할 때 인 것 같습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