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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2.25 주식이 아닌 국회방송을 하는 주식방송 2
할말은하며살자2009. 2. 25. 08:33


23일 새벽 시간에 주식 채널을 좀 봤습니다.

역시 경제에 대해서는 문외한이라서 그런지 많은 부분 이해하기 힘들더군요.

우선 23일 장마감 후에 쏟아진 기사들을 보면 외국인과 기관이 매도하는걸 개미의 매수와 연기금 투하해서 억지로 끌어올린 증시인걸로 알고 있었는데, 연기금 얘기는 방송에서 전혀 안나오더군요. 반등이라는 단어가 참 많이 나오던데 연기금 쏟아부어서 올린 증시에도 반등이라는 단어를 쓴다는걸 방송보고 알게되었습니다.

그리고 미국 씨티 은행 국유화가 호재로 작용해서 우리나라 증시가 반등했다고 하더군요. 제가 알기로는 더 이상 견뎌내기 힘든 부실은행을 파산시키자니 후폭풍에 대처할만한 경제가 아니고, 최후의 선택이 국유화인걸로 알고 있는데요. 이게 왜 반등 포인트가 되는지 잘 이해가 안되더군요. 23일 새벽 다우지수가 7100대까지 내려갔는데도 희한한게 7440이라며 장 시작 포인트를 계속 강조해서 보여주는데 이것도 잘 이해가 안된 부분이구요. TV하단에 실시간으로 폭락하는게 계속 보여지고 있거든요...



그리고 엔화 1600원, 유로화가 1900원이 넘었다는 기사가 나온지 몇시간 지나지도 않았는데, 달러화가 약세로 돌아서면 환율이 안정될거란 얘기를 하더군요. 연기금 투하해서 억지로 증시 끌어올리고 달러매물 투하해서 억지로 환율 약간 떨어뜨려서 1489원 됐는데 1400원대라며 안정됐다고 하던데요. 도대체 뭐가 안정이 된건지 잘 이해가 안되더라고요.

거기다 아주 쐐기를 박는 코너도 나왔습니다. 원래 주식 전문가라는 양반들이 이렇게 사회현상에 둔한 사람들인지 의심이 들만한 얘기도 거리낌없이 하던데요. 대운하 관련주가 큰 폭으로 오르면서 4대강 정비 사업에 활력이 어쩌고 하는데 TV 던져버릴 뻔 했습니다. 아니 연기금 도시락 폭탄 투하하는데 당연히 이 양반들이 대운하 관련주 사들였겠죠. 이런 뻔한 내용을 호재인 양 당당하게 말씀하시는 그 주식 전문가라는 분들에게 한마디 해주고 싶었습니다. 세상사가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는 걸 말이죠. 물론 프로그램 컨셉이 그렇다지만...

금융전문가들이라면 어짜피 정보 얻는 루트가 있을 것이고, 아침이 되면 금융권에 출근해야 할 것이고 이런 주식 채널 안본다고 가정하면 저 처럼 경제에 문외한인 개미 시청자들이 볼텐데요. 저는 지금 경제든 증시든 잘은 모르지만 대단히 위험한 상황이라고 느껴지는데 방송에서는 뭐 계속 내일 투자하면 돈 번다라는 식으로 얘기하더군요. 물론 전문가들이 하는 얘기니까 그려러니 했습니다. 한시간을 넘게 시청을 했고, 방송 대부분이 24일 강한 기대를 해도 좋다는 식이었습니다. 그 시간에도 다우지수는 폭락하고 있음을 실시간으로 보여주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24일) 여지없는 폭락장을 보았습니다. 코스피는 3% 넘게 떨어졌고, 환율은 11년만에 최고라는 경제기사가 쏟아졌습니다. 던질 도시락이 떨어진걸까요?
지금도 케이블의 국회방송을 틀면 4대강 정비사업을 홍보하는 생활프로(?)가 나옵니다. 강 주변 경제가 살아나고 생태계도 좋아지고, 물도 깨끗해진다며 남녀가 웃으면서 거짓말을 한시간을 합니다.
 
케이블의 주식 채널이 전부 그런건 아니지만, 모 채널의 경우 마치 세컨드 국회방송을 보는 듯 한 인상이 강하게 들더군요. 어짜피 이명박 정부에 더 이상 바랄게 없기 때문에 그렇게 거짓말 방송을 한다고해도 그냥 안봐버리면 그만입니다. 하지만 주식이든 펀드든 때를 잘못만난 분들은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경제 방송을 보겠죠. 한가닥 희망을 가지고 계신분한테 한가닥도 아닌 두가닥 희망의 멘트를 한시간이 넘게 던져주시는거 좋다 이겁니다. 그런데 국회 방송이 아니지 않습니까? 투자를 크게 하신 분들은 지푸라기 하나라도 집고 싶은 심정일텐데 경제 채널이 사람 심정 달래주는 채널이었던가요? 희망도 좋지만, 정교한 분석으로 돈을 벌게 해줘야 하는거 아닙니까? 주식 시장 며느리도 모른다지만, 다우지수가 12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한 시점에서 그렇게 허무맹랑한 말씀들이 가당키나 합니까? 우리 전문가분들 얘기 듣고 옳커니 하며 투자하신분들이 분명히 있었을텐데요. 

경제에 대해 아는게 없고, 주식해서 돈버는 방법 같은 글을 쓸 줄도 모르지만, 무엇이 옳고 그른지는 판단할 수 있습니다.

무엇이 옳고 그른건지 경제가 아니라 교육 문화 사회 경제 정치 기타 전 분야에 걸쳐 한번쯤 다시 생각해보는 시간을 가져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을 1년 전부터 하고 있습니다.  

상실의 시대라고 할까요? 개념 상실의 시대....
무엇이 옳고 그른건지, 무엇을 하면 되고 무엇을 하면 안되는지를 초등학생 도덕 교육받드시 받아야 할 것 같습니다.

이런 시기에 정말 시급히 필요한게 단지 돈일까요?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