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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4.24 존 큐. 식코보다 미건보 체감할 수 있는 영화. 12
할말은하며살자2008. 4. 24. 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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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도 2MB 정부가 들어서기 전, 혹은 미건보에 대한 사전지식이 없는 분들께서 보시면 아마도 이런
말씀을 하셨을 겁니다.

"액션이 약하다"
"얼마나 가난하길래"
"범죄는 죄악이다"
"평범하다 반전이 없다"
"아버지의 심정이해 간다. 나라도..."
"덴젤워싱턴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감동이다"


영화 배경에 대한 사전지식을 가지고 영화 보시는 분들 많지 않을겁니다. 많은 분들께서 시간도 죽일 겸,
스트레스도 풀겸해서 영화를 보시니까요. 그런데 얼마전 식코를 보고, 그 이후로 미건보에 대해
몇가지 알아보고, 얄팍하게 나마 사전지식을 탑재한 상태에서 영화를 보니...뭐랄까요?
이건 좀 아니다 싶은 생각이 들더군요.

먼저 비디오대여점에서 빌려 보실 수 있구요. 곧 대한민국의 현실이 될테니 한번 쯤 시각적으로나마
경험해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대강의 내용은 이렇습니다. (스포일러는 아니구요.)

어느날 동네에서 야구하다가 아들이 쓰러지고, 병원갔더니 심장이 일반일의 3배로 커졌다는 얘기를 듣습니다.
심장이식수술을 하지 않으면 곧 사망할거라는 얘기도 듣습니다. 수술비 25만달러, 등록비만 7만달러라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를 듣고, 종합보험도 적용안되고 결국 아버지는 총으로 병원을 접수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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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술비 25만(한화 2억 5천 약간 안되는 돈) 달러 라는 소리를 들은 존큐는 온갖 방법으로 돈을 다
끌어모아 보지만, 16,585달러에서 그칩니다. 결국 돌이킬 수 없는 사태가 벌어지고 맙니다.

이 과정에서 무의미한 미건보 정책이 여실히 드러나게 됩니다. 이미 미국의 건강보험은 전면 민영화되었기
때문에, 영화에서 미국이라는 국가, 혹은 국가 정책에 대한 비판이나 헛점 등은 배제되어 있습니다.
당연하죠. 건보가 민영화 되었기 때문에, 영화에서는 국가는 배제된 체
개인과 보험회사라는 두 입장이 격렬히 대립할 뿐 입니다.
이것도 잠시, 인질극이 벌어지고 있는 병원의 외부에서는 이미 존큐는 범죄자일 뿐입니다.

얼마 전부터 미건보의 얘기로 떠들썩 했던 식코라는 다큐멘터리 영화가 미건보의 치명적인 헛점을 논한
영화 였다면, 존 큐(John Q)는 가까운 미래에 우리에게 일어날 수도 있는 일을 극단적인 사건을 통해
조명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극단적이라는 표현은 죽어가는 자식을 위해 범죄자의 길을 걸어야 하는
극박한 상황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극단적으로 치닫는 존큐라는 존재가 탄생한 배경에는
국민의 건강은 국가가 아닌 개인이 지켜야 한다는 경제 논리로 정착되어있는 건강보험 민영화라는 쑥대밭이
깔려 있습니다.

2억5천만원은 대단히 큰 돈이고, 심장이식수술 같은 큰 수술은 현재 우리나라에서도 큰 수술비가 들겁니다.
하지만, 현재 대한민국에 사는 사람이라면 그래도 설마 2억 5천만원이나 들까?라는 의구심이 들겁니다.
돈이 없다고 병원에서 수술 접수도 안해주나?
왜 2억5천만원이나 내야하지?
먼저 사람을 살려야 하지 않나? 이런 생각을 먼저 할겁니다.

왜 이런 생각이 당연하게 떠오르는지 혹시 생각해보셨나요?
이 글을 보시는 대부분의 분들이 현재 국가에서 운영하는 건강보험에 들어있기 때문입니다.
큰 문제가 생겼을 때 국가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는 믿음 때문이죠.


그래서 아마 영화를 보셔도 저건 미국만의 문제로 치부되고, 나나 내 식구가 큰 병에 걸린게 아니기 때문에
피부에 크게 와닿지 않게 될겁니다.

하지만, 조만간 국민의료보험이 민영화된다고 합니다. 국가의 모든 정책을 경제논리로만 재해석 하려는
2MB의 현재 행보대로라면 아마도 매우 가까운 미래에 의료보험은 민영화가 될거고, 향후 몇년 안에
대한민국의 반 이상의 병원이 국민의료보험에 가입하지 않게 될겁니다. 좀 더 많은 돈을 버는 민영화된
병원에서는 좀 더 많은 돈을 주고 조금 더 능력 있는 의사를 스카웃 할겁니다. 결국 병원마다 전문치료과목
이 있는 특성을 가지게 될겁니다. 희귀병 같은 경우는 대한민국 서울의 어느 지역에 있는 어떤 병원만
치료가 가능한 사태가 올겁니다. 존큐의 아들이 걸린 병 역시 영화에 등장하는 병원 딱 한곳에서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문제는 치료해야 할 사람들이, 돈 많은 사람보다는 돈 없는 사람들이 많다는거죠.
사실 돈만 있으면 큰 문제꺼리가 아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존큐의 입장이 이 글을 보시는 분의 입장이라면 어떨까요? 이 영화에서나 봄직한 사태가
곧 현실이 된다면 어떨까요?

당신에게 2억5천만원 짜리 병이 생겼다면, 돈을 어떻게 구하시겠습니까? 대출?

집을 담보로 대출을 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생명을 담보로 대출해주는 은행은 없습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