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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8.05.16 대통령님. 당신 때문에 제 블로그 정체성을 잃었습니다. 12
할말은하며살자2008. 5. 16. 03: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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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의 그림은 작년 블로거뉴스에 송고했던 제 글들 입니다. 직업이 IT관련 개발자이다보니 먼저 제 직업에 관련된 내용이나 살아가는 이야기, 관심있는 부동산, 경제 혹은 우스개꺼리 혹은 사회적 이슈 등을 다루는게 제 블로그의 정체성이었습니다. 뭐 한가지 주제만을 놓고 다루시는 분들도 꽤 많지만 저는 그냥 제 개인적인 입장에서, 블로그라는 특성에서 많이 벗어나지 않는 그런 형태를 나름 유지하려고 했었습니다. 그리고 비록 보잘 것 없는 수익이지만, 그 수익을 위해 흥미꺼리 글을 써보기도 했구요.

시간이 갈수록 많은 분들, 그리고 꾸준히 찾아주시는 멋진분들이 계셔서 그 몇 안되는 분들을 위해서 글은 항상 높임말을 썼고, 지금은 이 글투가 익숙합니다.

그런데 2MB 정부가 들어서면서 제 블로그의 성격이 좀 이상해지기 시작했습니다. 거의 입에 담을 일 없었던 윤리라던가 도덕성, 그런 단어들이 제 글의 중간중간을 채우더니 급기야 아예 정치 전문용어가 입에 베어버리기까지 했습니다.

현재의 상황은 이렇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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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버라이어티 1박 2일 얘기 하나 뻬면 전부 2MB관련된 글로 도배가 되었습니다.
TV를 뭐 거의 보지 못하지만, 절대 빼놓지 않고 보는 프로그램이 1박 2일이고 너무 재미있게 보고 있어서
글 하나 써보자는 생각으로 쓴 것. 그게 최근 정치관련 글 중 홍일점이 되었습니다.

몇페이지 뒤로 넘어가도 상황은 마찬가지입니다.

저 뿐만이 아닙니다. 전문적으로 IT에 관련되 글을 다루시는 블로거님이나,  사회부조리(정치가 아닌)를 직접 발로 뛰며 사진까지 멋드러지게 찍어서 글 올려주시는 블로거님, 사회 어두운면을 집중 조명하시는 블로거...
이름이나 아이디만 대면 누구라도 알만한 스타 혹은 파워블로거님들의 포스트 내용도 저와 별반 다르지 않은 상황. 자신만의 블로깅을 지키시던 분들 한분 한분께서 정치, 아니 2MB 관련 글들을 쏟아내시면서 블로그스피어 전체가 뒤숭숭해지고, 여러 분야의 포스트로 블로그세상을 풍성하게 해주시던 많은 분들이 너나 할 것 없이
현 세태를 비판하는 그런 비판적 논조의 글들이 어느 시점에선가 도배질 되어가고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낙담하게 만들었던 분들은 저같은 IT관련 직장인의 비애를 다뤄주시던 moveon21님이라던가, 일반적인 시선으로는 잘 보지 못하는 부조리한 면을 다뤄주셨던 미디어한글로님, 아이디만 봐도
익숙한 도아님 등 이런 스타블로거님들의 블로그가 마치 광우병 단백질 소나기라도 쏟아지는 듯한 한심한 이 세태에 알량한 비닐우산으로 방어하는 모습이 애처로워 보인다고 할까요? 표현이 좀 이상하지만 그런 글들을 볼 때마다 얼마나 답답하시면 저렇게들 하실까, 저 분들 블로그 성격도 위태위태하구나 라는 그런 생각이 듭니다. 그런 생각이 최근들어 좀 더 심해집니다. 이제 하루에 한두껀 얼토당토한 정책에 관련된 기사가 뜨지 않으면 왠지 허전할 정도로 말이죠.

작년 초여름 블로깅을 처음 시작할때가 문득 떠오릅니다. 어떤 글을 써야 하나? 어떤 글을 써야 조회수를 올릴 수 있을까? 나도 수익 좀 낼 수 있을까? 도대체 무슨 소재로 글을 써야 하나...뭐 이런 지금에 와서보면 소박하고 순진하기까지 한 이런 생각이나 글들이 최근들어 블로그스피어에서 급속도로 사라져가서 최근들어선 거의 볼 수가 없을 정도 입니다. 대신 그 자리는 위대한 2MB각하의 내용으로 꽉꽉 채워지고 있고, 글 쓸 소재가 너무나도 많아졌습니다. 그리고 예전 제 글과 지금의 글을 비교해보면 확연히 느낌이 다릅니다. 조금 더 까칠해졌고, 조금 더 시니컬해졌고, 조금 더 비판적이고, 조금 더 돌려 말합니다. 자꾸 이런 좋지 않은 스킬만 높아져 갑니다.

그래도 지금은 2MB 정책에 대한 비판을 해야겠습니다.
제 블로그가 엉망진창이 되어도, 제 글 얄팍한 글 하나가 사회와 정치를 바꾸는데 1g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해도, 제 생각이 옳지 못하고 미치지 못한다고해도, 지금은 비판을 해야 하는 시기이고,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가야할 때인 것 같습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