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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9.29 웃기는 방법 2편. 오버와 무표정은 공존한다.
난 이렇게 산다2007. 9. 29. 13:38

나는 유머 감각이 없어라고 개탄섞인 푸념이 나오시는 분들을 위한 웃겨보자 시리즈 두번째 이야기.

오늘의 주제는 웃길때 오버와 무표정은 공존한다 입니다.


유행어의 생명은 짧고, 재치는 어렵다.

요즘 유행하는 글투 중에 쎄여체가 있습니다.

안녕하셨쎄여?
오셧쎄여?

단지 어요? 를 쎄여?로 바꿨을 뿐인데 머리속에 사람들의 여러가지 표정이 떠오르는 절묘한 표현이죠.
왠지 조롱하는 듯도 하고, 오지 않았어야 할 사람이 오신 것 같은 느낌이 많이 들죠.

이런 경우도 있더군요.

오랜만에 김규리씨의 화보가 나왔던데 어디서 피부를 태웠는지 새카맣더라고요.
사진포스트의 베스트 덧글로 이런 덧글이 있더군요.

"농사짓다 오셨쎄여?"

짧지만 왠만한 재치가 아니고서는 나오기 힘든 구사 능력이라고 봅니다.
문제는 이런 재치는 타고난다는거죠. 물론 글 자주 쓰다보면 늘긴 늡니다. 조금.
그리고 이런 유행어의 생명은 굉장히 짧죠. 유행어라는게 원래 금방 식상해지니까요.

문제는 오프라인에서 입니다.

글은 사람들의 상상력을 자극해서 미소를 띄우게 하지만, 오프라인 상에서의 미소는
오히려 다른 상상력을 자극하죠. 저 미소가 웃겨서 미소짓는건지, 조롱인건지....
확실한건 웃음보를 탁 터치는거죠.

그 웃음보를 터뜨리는 여러 가지 어투와 행동의 가운데에 오버와 무표정이 있습니다.

오버와 무표정

오버는 몸개그와 떨어질래야 떨어질 수 없는 관계에 있습니다.
슬랩스틱코미디(slapstick comedy)는 1910년대 채플린의 등장과 함께 지금까지도
먹어주는(?)  웃기는 소재 중 하나 입니다. 흔히 오버한다고 하는 과장된 연기는
특정 상황과 맞물려 큰 웃음을 일으킬 수 있죠.

연예인이 아닌, 평소 일반인이 오버를 해봐야 남들이 보기엔 실제로 그렇게
오버한다라고 느껴지지 않습니다. 우리 눈은 너무나도 과장된 TV의 버라이어티에
익숙해져있기 때문이죠. 하지만 생각보다 한국인의 행동과 표정이 매우 굳어있고,
냉소적이기 때문에 적당한 오버는 웃음을 주기에 충분합니다. 채플린처럼 발바닥을
180도로 차렷! 시켜놓고 걸을 필요는 절대 없습니다. 엄마등에 엎여자란 대한민국의
건아라면 채플린도 울고갈만한 충분한 팔자걸음입니다.

예를 들어 볼까요?
(제가 남자라서 남자의 입장에서 예를 듭니다.)

직장내 여직원이 뭐 그렇게 무겁지 않은 물건을 들고 가고 있습니다.
형식치례의 인사만 주고 받던 사이지만, 가까워지고 싶었던 바로 그 여인.
급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
물건을 들어줘야 합니다.
물건을 들어주면서 웃긴 사람과 안웃긴 사람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요?

안웃긴 사람1 : 에이 에이 주세요. 무거워 보이는데...
안웃긴 사람2 : 하하. 이거 주세요. 하하(혹은 가식적인 미소). 아이고 무거워라 하하(혹은 가식적인 미소)
안웃기지만 노력이라도 하는 사람 : 어이쿠. 이거 무겁네요. 하하(큰 웃음)

웃긴 사람 1 : (물건을 받으면서 냅따 굴러버린다.) 어이쿠
웃긴 사람 2 : (표정 연기와 함께) 너..너무 무거워서 (택배라도 불러야 할 것 같은 표정 연기)
긴 사람 3 : (연기와 최근 유행어로 포장) 아휴 이렇게 무거운걸 어떻게 들고 오셨쎄여?

사실 생각해보면 그렇게 어려운건 아니지만, 오버와 몸개그에 익숙하지 않은 사람은
이렇게 사소한 것에서부터 어려움을 느낍니다. 그리고 언제 오버를 해야하는지를 캐치하지 못하죠.
하지만, 평소의 자신을 버리고, 정말 웃기고 말겠다는 신념으로 평소 여러 상황에서
적용하도록 노력한다면 뭐 얘기가 달라질 수도 있지 않을까요?

다른 예 한가지 더.

소개팅을 나갔습니다.
미녀가 대령하셨네요.

안웃긴 사람 :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선 많이 본 경험있는 사람 : 안녕하세요. 상당히 미인이시네요. ^^
선수 : ^_^ 안녕하세요. 와 미인이시네요. 누구 닮았다는 얘기 많이 들으셨죠? XXX랑 똑같아요.
웃긴 사람 : (너무 놀라 어안이 벙벙한 표정과 밝은 표정이 동시에 나오면서 )
와~ 이건 뭐. 와~ 이야~ 이건 뭐 와~이야 대단하십니다.



이 컨셉에 이어서 소개팅이 아니라 미팅 자리라면 오버와 무표정을 공존 시켜
큰 웃음을 만들어낼 수 있고, 이렇게 재치있는 사람이라면 미녀들에게 먼저 낙찰될 수 있겠죠.

여러 미팅녀들과 인사를 나누는 과정에서 먼저 미녀에게 인사를 하는 와중...
안웃긴 사람 : (여전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웃긴 사람 : (밝은 미소와 함께 오버 연기 작렬) 와~ 이건 뭐. 와~ 이야~ 이건 뭐 와~이야

이제 미녀는 아니지만, 적당히 여자다우신 분. 혹은 착하신 분 혹은 얌전하신분이 다음 차례라면
안웃긴 사람 :(여전히) 안녕하세요 반갑습니다. ^^
웃긴 사람 : (완전 무표정) 와~ 이건 뭐. 와~ 이야~ 이건 뭐 와~이야

웃길 수 있는 가능성 매우 농후한 경우지만, 평소 외모에 컴플렉스가 있다거나, 자신 없었던 분에게
했다간 큰 낭패를 볼 수 있으니 눈치봐가며 적용하셔야 합니다.

이렇게 시작이 좋으면, 꼭 내가 주도를 안해도 분위기가 나한테 약간은 쏠릴 수 있는
가능성이 열리게 됩니다. 그만큼 가능성도 커지겠죠.

웃기는 방법 얘기하다가 노력하는 자가 미녀를 낚을 수 있다는 낚는 내용이
되버린 것 같아 무척 송구스럽습니다.


감사합니다. ^^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