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해서 개발자 커뮤니티를 돌다가 보니 댓글 많이 달린 주소 하나가 있더군요.
"한국판 스티브 잡스' 대거 양성"
(http://www.etnews.co.kr/news/detail.html?portal=001_00001&id=201002040274)
아 이 무슨 개풀뜯어먹는 소린가... 제목부터 뭔가 낚이는 기분이었는데 내용을 보니
낚였다기보다 신중한 내용이네요.
스티브 잡스, 빌게이츠 운운하며 1조원을 투자해서 스티브 잡스 같은 사람을 대거 양성하겠다니...
1조원 투자해서 스티브 잡스를 대거 양성하는데 성공했을 경우 몇가지 문제가 있는데요.
1. 이런 고집쟁를 어떤 기업에서 받아줄까
2. 대학 중퇴자를 뽑아주는 대기업이 몇군데나 될까
3. 창업 지원은 어느정도까지 될까 벤쳐지원 정도는 해주나?
...
...
그렇다면 다른 가정. 스티브 잡스와 동급의 인물이 1조원을 통해 수십명이 양성됐다 칩시다.
그렇다면 우리 나라의 모든 자원, 자금, 인력을 모조리 투입해 스티브 잡스 양성 산업을 해야 합니다.
스티브잡스 양성 산업을 키워서 이 산업을 해외로 수출하면 전세계에서 엄청난 수입을 거둘 수 있습니다.
탄자니아에서도, 짐바브웨에서도 우리나라로 스티브잡스 양성 산업을 배우기 위해 투자할겁니다.
그야말로 블루오션인거죠. 우리나라는 전세계에 둘도 없는 교육 블루오션 국가가 되는겁니다.
이 웃지못할 짧은 기사에 노출된 뭔가 이치에 맞지 않는 내용을 좀 더 보죠.
1. 앱 스토어를 능가하는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이 말을 좀 쉽게 풀어쓰자면 이렇게 되죠. 인터넷 소프트웨어전문 쇼핑몰인 앱 스토어를 능가하기 위해
하드웨어에 탑재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겠다!!! 이건 뭐...뭐 어떻게 해야 하나요? 묻고 싶네요.
2. SW 강국 도약 전략 보고...
가카께서 첨 하신일이 정통부 없앤거 아닌가요? 소프트웨어 상점이 잘되니까 갑자기 1조원 투자?
3. ‘앱 스토어’와 같은 융합SW 분야를 육성하기 위해 올부터 3년간 1조원을 투입해 블루오션을 창출하겠다..
쇼핑몰을 언제부터 소프트웨어라고 불렀으며, 뭐가 새롭다고 블루오션인가요.
4. 또 이를 통해 휴대폰 뿐만 아니라 자동차·국방·조선 등 제조업 분야 임베디드 SW 국산화율을 향후 4년간 최대 3배 높이기로 했다...
소프트웨어 쇼핑몰을 통해서 자동차 국방 조선 제조업 임베디드 소프트웨어 국산화율을 올린다고요?
쇼핑몰의 위력이 한 나라의 국가 경제를 흔들어버리는군요. 앱 스토어가 무섭긴 한가봅니다.
5. 세계적인 개발자를 육성하려는 ‘SW 마에스트로(Maestro)’ 프로젝트도 새로 가동된다. ‘한국판 스티브 잡스’인 SW 마에스트로 뽑히면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들로부터 실전교육을 받을 수 있다...
아 이거 끝까지 코메디를 하려고 작정을 한건지 궁금하네요. 한국판 SW마에스트로로 뽑힌자는 이제서야
실업무 교육을 받는군요. 대학 졸업자인가요? 인턴사원을 말씀하시는건가요?
6. 열 중 하나라도 성공하면 그 하나가 나머지 손실을 보충하고, 우리의 미래를 이끈다
기업인 다운 가카의 모습을 보는 듯 해서 가슴이 뭉클합니다. 훈훈하네요. 이런 훌륭한 예가 왜 소프트웨어
산업에만 적용되어야 하나요? 일단 건설쪽으로 눈을 돌려야 합니다. 잘 나가는 대기업 하나가 9개의 부도나는
건설사를 살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 우리의 미래입니다.
아침부터 훈훈하네요.
'IT관련글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 초급 게임 기획자분들에게 드리는 글. (0) | 2011.05.13 |
|---|---|
| 우리는 Apple과 Adobe에 낚였다 (19) | 2010.02.08 |
| IT 중간 관리자의 고충 (2) | 2009.09.01 |
| 소규모 IT업체가 쉽게 망하는 과정과 이유 (4) | 2009.02.20 |
| 오픈캐스트가 아니라 네이버캐스트가 맞지 않나? (13) | 2008.12.10 |
|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