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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1.16 영국 IT개발자. 윤모씨와의 인터뷰 18
IT관련글모음2007. 11. 16. 10:29


회사에 또다시 불똥이 떨어져 회사에서 철야를 하고 있는 와중에
영국에서 일하고 있는 분한테 메신져로 연락이 왔습니다.

실력있고, 영어 되는 프리랜서를 뽑으니, 아는 사람 있으면 소개 좀 시켜달라는 내용이었죠.
실력은 있는데, 주변에 영어까지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고 얘기해주고,
한국의 IT산업 현실에 대해 몇가지 얘기가 오고 갔습니다.
그리고 이때다 싶어서 인터뷰를 요청했고, 바쁜일정을 마다하고 시간을 내주셨습니다.


HitMedia : 몇 살 때 해외로 나가셨습니까?
대학졸업하고 28살 때 홍콩에 갔어요.
거기서 5년 정도 살면서 일하다가 영국으로 가서 2년 정도 됐어요.
이 회사에 들어온지는 두달 정도 됐어요.


HitMedia : 홍콩과 비교해서 영국의 페이는 어떻습니까?
1.5배 정도 많아요.


HitMedia : 점심과 저녁식대는 주나요?
저녁식대는 줄 이유가 없죠. 칼퇴근인데...
점심은 각자.
대신 커피, 아침용 간단한 먹을꺼리는 무제한이죠.
(참고로 한국은 저녁식대가 회사 예산에 포함된다고 말씀드렸습니다.)


HitMedia : 복지는 어때요?
복지는 한국과 비교가 안되죠.
휴가가 기본이 21일,
크리스마스 일주일,
연말 보너스,
성과금 기타 등등 무지 많아요. ㅎㅎ


HitMedia : 업무 시작 시간과 종료 시간은 어떻게 됩니까?
9-6, 10-7
자기가 알아서 해요.
8시간만 일하면 되요.


HitMedia : 야근이나 철야는 일주일에 몇일이나 하십니까?
철야는 절대 없구,
야근은 진짜 급한 일 있음 하는데,
거의 없다고 봐야죠.
1년에 한손으로 꼽을 저도라고 봐야죠. 5일 근무구요.
그냥 알아서 스케쥴 늘려요.




인터뷰에 응한 이분의 회사는 40명 남짓한 중소기업의 형태이지만,
직원들이 대단한 자부심을 가지고 있다는 투로 말씀을 하셨습니다.

회사의 웹사이트는 http://www.unit9.com 이곳이구요. 웹에이전씨 업체입니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HitMedia : 영국에서 이름 있는 회사입니까?
hitmedia님이 아시는 상들은 다 타는 회사예요.
미국내 광고 대행사들 일을 거의 맡아서 하고...
Adobe(포토샵과 플래시를 만든 회사) cs2 런칭할 때 홍보사이트도 여기서 했어요.


HitMedia : 자부심도 대단하시겠네요?
플래시 컨퍼런스 강연하는 사람도 있고 ㅋㅋ


HitMedia : 대기업에 속하는 기업입니까?
사람은 40명 내외에 프리랜서를 좀 많이 쓰죠.
그리고 프리랜서가 여기선 페이가 더 좋아서
잘하는 사람들은 프리랜서로 가요.


HitMedia : 영주권은 어떻게 해결했습니까?
이제 영국와서 비자 진행중이예요.
영주권은 아직 멀었죠.
근데 영국은 비자 잘 나와요.
수시로 신청해서 1달 정도 뒤에 나오죠. 미국하곤 그게 달라서 좋아요.


HitMedia : 비자만 주기적으로 갱신하면 뭐 몇년간 사는데는 지장이 없는건가요?
그렇죠.
회사만 확실하면 비자는 문제 안되죠.
자기 실력이 문제죠.
실력 없으면 그날 보고 다음날 안보여요 ㅋㅋ


HitMedia : 다음날 안보인다는 의미가 뭐죠? 짤린다는 말씀이세요?
뭐 그런 셈이죠.


HitMedia : 좀 냉정한 면이 있네요.
즉, 실력만 있으면 대우 받고, 없으면 그냥 끝이죠.


HitMedia : 업무시간 중 블로깅이나 메신져 사용을 허용합니까?
ㅋㅋ 당연하죠.
하지만 대부분은 딴짓안하고 주어진 시간내에 열심히들 하세요.
그만큼 그 뒤엔 대우 해주니깐 일찍가구


HitMedia : 그 회사를 다닌다는게 실력을 인정 받았다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는건가요?
그렇다고 봐야죠.
여긴 이력서를 내도 학교는 안봐요.
포플(포트폴리오)만 보죠.
무조건 실력이예요. 고졸이든 대학, 석사, 안따져요.
아예 안물어보죠.


HitMedia : 영국 IT업체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그런가요?
아직은 모르죠. 산지는 2년 됐는데, 현장은 이제 두달되어가거든요.


HitMedia : 지금 받는 연봉으로 살만은 하세요?
^^ 이제 살만하죠. 일하니... ㅋㅋ
1, 2년 되면 진짜 제대로 사는거죠. ㅎㅎ
(1, 2년 되면 제대로 살 수 있다니, 저는 이해가 안가는 부분입니다.)

HitMedia : 유럽쪽은 세금을 많이 떼인다면서요? 여기 한국은 12~13% 정도거든요.
연봉이 쌔면 많이 떼가는데, 대략 20% 정도예요.
대신 저금 안해도 되잖아요.
(또다시 이해할 수 없는 말씀을 하시는 이분. 세금 떼는거랑 저금 안하는거랑 무슨 상관인건지...)
여긴 확실히 내후 보장에, 실직 수당에, 그래서 다들 저금 안하는 분위기예요.
여긴 근로자가 진짜 살만한 나라죠.
노동당이 젤 힘이 쎈탓이죠.

HitMedia : 멋진곳이구요. ㅜㅜ
그런셈이죠. 미국쪽에서 오라는것도 고민하고 일단 여기에 8)
저 여기 취업하고나서 다른일 다 끊었잖아요 ㅎㅎ


HitMedia : 매일 칼퇴근하면 시간이 많이 남을 텐데 보통 뭐하면서 보내세요?
저 요즘 공부한다고 정신없죠. ㅎㅎ
공부에 매진하고 있습니다.


HitMedia : 복지 없고, 한달에 반이상 야근하고, 철야도 종종하는 한국의 IT현실에 대해 말씀드렸는데, 한국에서 와서 일하실 생각은 없으신가요?
ㅎㅎ
이미 답은 아시면서 ^^

HitMedia : 시간 내주셔서 감사했어요. ^^
혹시나 자격되는 사람 있으면 얘기해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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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인터뷰를 종료했습니다.
얘기하는 도중에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몇가지가 있었습니다.

휴가 날짜가 상당히 긴 것이라던가,
1, 2년만 일하면 제대로 살 수 있다는 말을 이렇게 쉽게 할 수 있다는 것.
학력은 전혀 무관하다는 것 등등

하지만 결정적인건 아무래도 철야는 아예 없고, 야근도 거의 없다는 것.
문제는 이 업체가 웹에이전씨라는 겁니다. 저 역시 웹에이전씨에서 3개월 정도 일을 했었고,
정말 사람 잡는 곳, 직원이 소모품에 지나지 않다라고 느껴지는 곳이라는걸 뼈저리게 느꼈거든요.
이틀에 집에 한번 들어가는 철야를 한달 동안 한적도 있었구요.

아마 이쪽에서 근무해보신 분들께서는 아실겁니다.

퇴근 시간에 뭐 하나 툭 던져주면서
"낼 까지 시안 잡어"

그럼 여지없는 철야모드.

제가 알고 있는 웹에이전씨라는 곳은 이런 곳이었는데, 야근이 거의 없다니 이해가 안됩니다.
그것도 블로깅, 메신져 그런 업무시간을 빼앗기는 것들에 대해서도 별 신경 안쓰고.
물론 정말 프로근성이 있는 사람들의 집단이라 가능한 것이겠죠.

짧은 인터뷰였지만, 정말 대한민국의 IT환경과는 많이 달랐습니다.
업체에서는 개발자가 씨가 말라다는 얘기를 종종하지만, 막상 연봉은 10년전과 그대로고
허구헌날 야근과 철야에 찌들어서 나이를 먹고 있는것 조차 모르는 삶...
야근하고 늦게 퇴근하면 피곤에 지쳐 쓰러지고,
눈비비고 일어나 아침도 거르고 출근...
매일 반복되는 일상...

이렇게 이미지가 굳어버린 이곳 한국과는 너무나도 대조적입니다.
정말 프로근성과 자부심을 가지고 취미생활도 하면서 다닐 수 있는 회사.
대한민국에서는 언제쯤 이런날이 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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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