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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9.01.16 MBC 100분 토론이 인정한 미네르바 3
할말은하며살자2009. 1. 16. 02:43


미네르바를 주제로 벌어진 100분 토론의 내용이 너무나 싱겁고, 너무도 명확한데, 그 명확함을 4명의 패널들이 공감하는 부분이 겹치면서 같은 내용이 많은 부분 반복되며 끝났네요. 한나라당 의원이 불참해서인지는 몰라도 토론의 분위기는 화이애애한 면을 유지했습니다. 그리고 TV를 시청하면서 누구라도 고개를 끄덕거릴만한 명확한 내용이 너무 두드러진 이유로 우선적으로 몇가지 토론의 요지를 정리해보겠습니다.

1. 경제 전문가 1명, 법률 전문가 2명, 전문 비평가 1명이 미네르바의 능력을 인정했다는 점.

2. 280개여개가 넘는 미네르바의 대부분의 글에 모두들 수긍하고 있다는 점.

3. 검찰이 미네르바를 구속할만한 요지는 사실상 12월 29일의 글 하나 이용해 전기통신기본법에 적용한 단 한가지라는 점.

4. 법이라는게 코에 걸면 코걸이, 귀에 걸면 귀걸이라는걸 양측 법률 전문가분들이 드러내버렸다는 점.

5. 우리나라의 법과, 법과 질서를 유지한다는 대한민국의 검찰은 증거도 없이 심증만으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점.

6. 경제전문가의 입에서 조차 여러 미네르바가 존재할 수 있는 가능성이 있다고 말을 해버린 점.

7. 몇몇 패널은 어떻게 해서든 미네르바의 초인적인 경제적 식견을 비하하려 했지만, 결국은 그의 능력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발언을 계속 했다는 점.

8. 은연 중 이명박 정부의 실책에 대해 조심스러운 발언이 수시로 표현됐다는 점.

9. 어디선가 100분 토론을 내려다보며 팔짱끼고 크르릉 거리며 웃고 있을거란 개인적인 느낌.



토론 전체의 내용을 이 정도로 정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토론이 진행되면서 전에 느껴보지 못했던 이상한 기분이 많이 느껴졌는데요. 이 토론에 참여하지도 않은, 눈에 보이지도 않는 존재 하나가,  참여한 4명의 패널을 무색하게 만드는 그런 감정입니다.
만약 다른 주제의 토론이었다면 다들 존경해마지않을 인정받는 전문가 분들인데, 미네르바를 주제로 토론하고 있는 오늘은 왠지 보이지도 않는 미네르바라는 존재에 묻혀버리는 느낌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미네르바는 단기적으로는 당장 내일, 몇일 그리고 몇개월, 장기적으로는 향후 몇년까지의 국내, 국제적인 경제적 흐름까지 예측하고, 심지어는 중동 전쟁과 그 전쟁에 따른 유가 상승을 수치까지 정확히 예측하는 등 일반인들이라면 상상할 수 없는 경지까지 논했습니다. 자신의 주장을 강하게 역필하지만 그 주장에는 모래한톨 빠져나갈 수 없는 정교한 논리가 녹아 있습니다. 결국은 얼굴없는 인터넷 논객의 글이 이렇게 사회적 파장을 일으켰고, 100분 토론의 주제로 나올만큼 영향력을 만들어 냈습니다. 그리고 4명의 패널은 이런 미네르바에 대해 어느 정도는 수긍을 하고 있는 듯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심증만으로 20억불을 공중분해시킨 인물로 비하되고, 명확한 증거도 없는 상황에 심증만으로 미네르바를 구속적부심을 기각한 현 상황이 기분의 좋고 나쁨을 떠나서, 말문이 막힐 지경입니다. 이미 구속이 확정되어 토론 내내 미네르바가 과연 구속까지 되어야만 했는지가 주를 이루긴 했습니다만, 이미 다음의 아고라인들은 <30대 초반에 공고 졸, 전문대 졸에 무직이며 잘사는 것도 아니고, 여동생도 있는데 이상하게 너무도 젊은 나이에 골프에 관심이 있고, 2억 짜리 골프 회원권이 있다는 추측>되는 박씨에 대해 관심이 없습니다. 미네르바를 자처하고 나선 사람들도 이미 많이 있고, 진짜 미네르바가 올렸다는 글도 속속 올라오고 있는 실정입니다.

토론이 끝날 때까지 전문가 패널의 의견에는 제가 원했던 내용은 나오지 않더군요. 법적인 공방만 오고 갈뿐, 미네르바라는 인물과 그가 쏟아내는 경제 예측과 지표를 만약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만큼의 가치가 있을까요? 이렇게 현 정권을 보호하려고만 하는 3권이, 이런 초인적인 전문가의 의견을 더 이상 들을 수 없다면, 그 가치를 돈으로 환산한다면 얼마나 큰 것을 잃어버리게 되는 것인지를요.

12월 29일 개인의 물량 20억 달러 가량이 증가된게 미네르바의 영향력 때문이라며, 미네르바는 범죄자라고 계속 낙인을 찍고 있던 패널에게 묻고 싶었습니다. 미네르바 때문에 20억 달러를 국가적으로 손해를 본 것이다. 만약 그게 진실이라면, 돌려 생각해보시라고 말이죠. 글 하나에 20억 달러를 좌지우지 할만한 큰 인물이 앞으로 일선에 나서서 국가 경제에 참여한다면 당장 날렸다는 20억 달러가 대수겠냐구요. 왜 그 사람이 날린 20억만 생각하고, 왜 그렇게 피해의식에 젖어있습니까? 아마추어같이. 자칭 전문가라는 분들이 말이죠. 국민이 언제 미네르바가 날렸다는 20억 받아오라고 했던가요? 그 사람을 이용해서 20억 달러가 아니라 200억, 2000억 달러를 벌 생각은 안해보셨는지 강력히 질문 드리고 싶습니다. 

권력에 눈이 멀면 굴러들어온 호박이 똥인지 된장인지도 구분을 못한다는 사실을 최근 많이 깨닳았습니다.

도대체 왜 이 정권은 이렇게 사대주의적 발상에서 벗어나질 못하고 있는지, 왜 진정 능력있는 인물에게 도움받을 생각은 추호도 하지 않는지, 왜 이런 능력있는 사람을 이용해서 어려움을 극복하려하지 않고 오히려 잡아 족치려고만 하는지, 왜 자꾸 일용직 일자리를 늘려서 전국민의 일용직화를 가시화하려고 하는건지 당쵀 이해를 할 수가 없습니다. 물론 그런 정책이 관련된 관료들의 개인적 영달을 위한 목적이라는 것과, 원래 그런 사람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정권이니까 솔직히 그러려니 합니다만, 그렇게 개인적인 권력과 욕심을 채운다손 치더라도, 나라가 안정적이고, 사람들이 잘 산다는 느낌이 들어야 그런 짓꺼리를 해도 티가 덜 날 것 아닙니까? 지금은 너무 티가 많이 나거든요. 지금은 그럴때가 아니지 않습니까? 경제 전반적인 여러 분야의 인프라가 초토화되기 일보 직전에 멀쩡한 강이 썩어간다며, 강을 파고 산을 뚫어서 그 지역 땅값 올리는 짓꺼리를 이런 시점에 꼭 해야겠습니까? 원래 그런분들인거 잘 안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원래 그런분들이니까 이렇게 해먹는 것에 대해서 뭐라 안합니다. 다만 지금은 좀 자제해 주시면 안되겠습니까?

똥, 된장도 못가리는 당신들은 범죄자로 몰고 있지만, 미네르바도 대한민국의 국민입니다. 그리고 적어도 그의 글에서는 당신들이 평생을 갈구하는 권력욕이나 개인적인 욕심이 없습니다. 당신들이 아무리 범죄자로 몰아도 당신들보단 나은 사람입니다.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