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관련글모음2009/02/20 12:17

이 글은 제가 IT업체에서 10년 정도 개발자로 있으면서 겪어온 실화를 바탕으로 합니다.

이 글이 현실과 맞지 않을수도 있지만, 아마도 많은 부분에서 들어맞는 부분이 있을거라 예상됩니다. 초기 IT 시절과 지금은 많이 변화된 면이 있지만, 근본적인 부분이 변하지는 않을거라 생각됩니다. 이 글에 들어맞는 부분이 보인다면 지금이라도 많은 생각과 고민을 직원들과 공유하고 문제점을 파악해서 되도 않는 BM에 대해 다시 한번 고려해야 할 것 입니다.


- 사용자의 폭이 넓은 프로그램을 개발해야 한다? -

아마도 개발을 직접 하는 업체라면 과거나 지금도 딜레마에 빠지는 부분일 듯 합니다.
웹에서 어떤 서비스를 하기 위해 기획을 합니다.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야 하고, 프로그램 자체가 사용자들이 손을 많이 봐야 하는 이유 등 때문에 초기에는 가장 쉬운 UI와 UX를 강조합니다. 우리 업체는 항상 사용자의 편의성을 우선으로 한다고 생각을 합니다. 컴퓨터를 켤줄만 알아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어야 한다며 기획을 합니다. 이렇게만 만들면 아무래도 사용자의 폭이 넓어질테니 더욱 많은 사람들이 쓸거라 생각합니다. 하지만 이렇게 폭 넓은 이용자를 가진 업체는 밥 먹는 식당밖에 없다는걸 이때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꿈이 크면 배고픈것도 잊게 되니까요.



하지만, 회사를 코스닥에 등록하는 큰 꿈을 가진 이들은 그 큰 꿈 때문에 몇가지를 간과하며 진행합니다. 그 중 가장 큰 부분이 이용자들이 이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횟수를 실제보다 크게 잡는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입니다. 아무리 프로그램이 쉽고, 인터페이스가 우수해도 이 프로그램을 써야 하는 사람들은 이미 정해져있습니다. 일단 오프라인에서 일을 하는 사람들은 안쓸것이고, 컴퓨터를 한다고 해도 이쪽 분야가 아니면 관심이 없을 것이고, 데스크탑 프로그램이 이미 존재한다는걸 알면서도 웹에서 돌아가게 하면 더 많이 쓸거란 오류를 범하고 있을 뿐이고...

이런 사용자의 폭의 오류를 가슴에 품고, 개발을 계속 진행합니다. 그런데 초기에는 이렇게 쉬운 인터페이스라면 다 될 것 같았지만, 막상 개발을 하다보니 꼭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들이 생겨납니다. 문제는 그 새로운 기능을 개발하다보니 또다른 문제에 직면하게 되는 것입니다. 미쳐 이 회사의 개발력을 인지하지 못했고, 개발툴 자체의 한계를 인식하지 못했고, 개발기간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고, Business Model의 현실성에 대해 인식하지 못했고, 자금력에 대해 인지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무리한 개발은 계속되었습니다. 자금력의 한계로 이미 직원들의 연봉을 삭감한 상태에서 직원들의 사기에 혁혁한 공을 세우고 있던 '점심식대' 마져 사라졌습니다. 직원들의 사기는 바닥을 기고 있습니다.

어느날부턴가 사용성에 대한 얘기가 사라졌습니다. 사용자들이 이렇게 하면 편할 것이다라는 얘기가 사라진 것 입니다. 구현이 잘 안되는 기능과 많아진 기능을 정리하다보니 새로운 메뉴가 필요했습니다. Mac UI를 괜히 MS가 따라하는게 아니라며 IT관련지식을 총동원하며 설득 합니다. 그리고 결국 수십개의 메뉴가 자리 잡을 수 있는 FullDown 메뉴로 변모하게 됩니다. 이미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는 툴이 아닌게 되어버렸습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자금력까지 문제가 되자 우리의 IT지식이 충만한 사장님은 더욱 강력하고 많은 기능을 요구합니다. 다름 아닌 투자 유치를 위해서 입니다. 일단 이 위기를 모면하는 길은 투자 밖에 없다며 온갖 기능을 죄다 때려넣기 시작합니다. 웹에서는 결코 찾아볼 수 없었던 휘황찬란한 툴이 나오게 되었습니다. 비쥬얼스튜디오나 포토샵을 보는 듯 합니다.

' 하하 웹에서 이런 프로그램 본적 있어?'

사장님은 자랑스레 얘기하셨지만, 더 이상 이 프로그램은 볼 수 없게 되었습니다.



- 개발 SI 업체의 상황 -

보통 타업체의 수주를 받아 개발을 해주고 먹고 사는 개발 SI 업체의 경우도 꿈은 있습니다. 그러나 역시 그 큰 꿈이 자신을 파국으로 몰고 가는지에 대해 초기에는 인식하지 못합니다.
SI업체라도 마치 회사의 기술력을 과시라도 하듯 솔루션 몇개는 가지고 있는게 보통입니다. 하지만 좀 더 다듬고, 좀 더 보강해서 세계 최고의 솔루션을 만들어 팔아서 큰 돈을 벌겠다는 욕심이 있죠. 그 큰 꿈을 달성하기 위해 오늘도 열심히 일을 따와서 개발을 하고 넘겨주고 입금을 받습니다. 그리고 이제 그 꿈을 펼칠때가 온 것입니다. 개발자를 보강하고, 수주받아 하는 일을 줄이며, 솔루션 보강에 매진합니다. 이 회사는 B2B로 승부를 보겠다며 엔드유저는 안중에도 없습니다. 결국에는 사람의 손으로 운영되는 프로그램인데 말이죠.
그리고 어느 순간부터 수주받아 하는 일이 사라집니다. 이렇게 된 이상 이 솔루션에 올인할 수 밖에 없는 상황이고, 자금력도 후달리는 상황이 되어 개발자는 허구헌날 밤을 지새우게 됩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개발은 일찍 끝나지 않습니다. 베타 오픈을 했더니 버그가 산사태 나듯 쏟아집니다. 어떤 버그는 버그가 아니라 시스템 자체의 태생적 한계까지 드러냅니다. 이 솔루션을 위해 투자한 돈은 산더미처럼 불어났습니다.
하지만 우리의 천재적인 개발자들이 모인 이 곳에서는 안될게 없죠. 결국은 다했습니다. 빠른 오픈을 위해 잘라낼 건 이미 기획단에서 잘라냈기 때문이죠. 이제 팔기만 하면 됩니다.

팔기만 하면 되는데...
팔기만 하면 되는데...

팔기만 하면 되는데 또다른 딜레마에 빠집니다. 업체들을 찾아갔더니 반응이 신통치 않고, 산다는 사람들은 개발비도 안나오는 가격으로 사겠답니다. 솔루션의 특성상 여러 업체에 팔수도 없는 물건입니다.
애물단지가 된 솔루션을 부여잡고 한마디 합니다.

'나라가 어렵지? 뭐 요즘 정리해고 하는 분위기더라...우리도...'



- 투자만이 살길이다? -

강력한 아이디어와 솔루션을 자랑하는 업체가 있습니다. 웹서비스를 하고 있지만, 이 솔루션의 근간은 순수한 웹이 아니라 어느 정도 오프라인과 연계되어 수익이 꾸준히 보장되어 보이는 그야말로 강력한 솔루션입니다. 이 업체는 이미 해외에서도 인정을 받고, 투자사로부터 이미 많은 투자를 받아 재무적으로도 문제가 보이지 않습니다.


그런데 어딜가도 호평이 뒤따르는 웹서비스를 구축한 상태이고 서비스를 하고 있는 상황이지만, 이상하게 뻥~ 터지질 않습니다. 베타 오픈하고 성급히 샴페인을 터뜨렸지만 해외의 여러 호평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이용자가 늘지 않습니다. 우리의 솔루션은 완벽한데 왜 사람이 들지 않지를 반문하면서 결국은 한가지 결론을 냅니다.

'완벽한 우리 솔루션에 사람이 안든다는 것은 하자가 있어서가 아니라 홍보가 안됐기 때문이야'

약간의 돈을 쓰고, 홍보업체와 협력하는 등 적극적인 마케팅을 펼칩니다. UV가 오르고 페이지뷰가 오릅니다.

'맞어 역시 홍보가 안된게 문제였어 하하'

계속 돈을 쓸 수 없는 관계로 더 이상 홍보를 하지 못하게 되었습니다. UV와 PV는 원래 위치로 돌아왔습니다. 홍보도 문제가 아님을 인식하게 됐습니다. 하지만 솔루션에 자신감이 있기 때문에 더 많은 솔루션을 만들면 된다고 생각을 합니다. 하지만 시간은 흐르고 수익은 없고, 자금력은 떨어진다는건 간과합니다.

'우리는 끝도 없이 방대한 미국 시장이 있잖아? facebook, myspace... 하하 갖다 붙이기만 하면 대박이야 우리 솔루션은 최고잖아?'

개발자들이 밤새가며 개발을 하고, 시간은 또 흘러갑니다. 개발이 완료되었고 여기저기 죄다 붙여 놨는데 이상하게 페이지뷰는 늘지 않습니다. 

이제 무엇이 문제인지 조차 인식하지 못합니다. 자금력은 이제 바닥을 드러냈습니다. 기획과 솔루션, 영업까지 우리는 모든걸 잘 해낸 것 같은데 왜 결과는 이렇게만 나오는건지 이해를 하지 못합니다. 그리고 왜 그렇게 개발팀에서는 뭐가 그리 안된다는게 많은지, 왜 일정은 항상 늦어지는지 탓하기 시작합니다. 그 솔루션 누가 개발해줬는지는 이미 안중에 없죠. 이게 다 개발팀 문제가 되었습니다. 개발팀은 시킨거 한것밖에 없는데 말이죠.

이 업체 역시 간과하고 있던 부분이 있었습니다. 이상하게 방문자수가 더 이상 늘지 않고, 전혀 돈 안되는 수치가 유지되고 있는 이유에 대해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죠. 이유는 간단했습니다. 현재 이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는 이용자들이 이 서비스를 이용해야 하는 이유를 가진 사람의 전부였다는거죠.

누구나 쉽게 사용하고 접할 수 있다는 모토를 내세웠지만, [대부분의 회사에서 그런 생각을 한다는걸 망각한 채] 마치 자신들만이 할 수 있다는 자긍심이 이 화를 자초하게 된 것이죠. 역시 솔루션이 쉬우면 많은 사람들이 쓸것이다라는 착각에 빠져 회사가 부도 위기에 몰릴 때까지도 인식을 못한 경우입니다.

솔루션은 쉽다고 사람들이 많이 쓰이는게 아니라, 그 솔루션을 필요로 하는 사람이 전부다라는걸 업체에서는 인식해야 할 것입니다.


- 마무리 -

어떠세요? 지금 회사가 어려우신가요? 무엇이 문제일까요? 무엇이 문제인지는 알고나 계신지 모르겠네요.
문제가 있으면 그 문제에 대해 최소한 주변 지인이나 직원들과 공유하여 그 문제의 해결책을 먼저 찾아야 할 것이며, BM이 현실적이지 못하다면 기약없이 때를 기다리는게 아니라 현실에 맞게 수정되어야 할 것 입니다.
혹시 먼 산만 바라보고 있지는 않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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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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