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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08.23 IT근로자 수면시간 얼마나 되나 12
IT관련글모음2007. 8. 23. 03:49


Utopia Web Research Ver 1.2.0

관리자  신규등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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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IT 직종 수면시간 얼마나 될까 메모보기 1 2007-08-23 2007-12-30 진행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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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경험을 먼저 말씀드리는게 순서일 듯 싶네요.

제가 잠을 정말 못자본건 IT직종 일을 하면서가 아니라, 군복무를 할 때였습니다.
95군번이었고, 연대 정보과에서 근무했습니다. 강원도 화천군 산골짜기였고 예비사단이라서
매년 대규모 훈련이 꽉꽉 차있었습니다.

하지만 군대에서 삽질은 기본이기 때문에
그 더운 한여름에 군업무 종료시간(이 단어가 생각안나네요) 6시까지 삽질과 돌작업으로 마무리하고
이제 정보과로 올라가서 야근을 시작하는겁니다.
새벽 두시까지 야근을 하고, 상황근무 두시간을 서면 새벽 4시...
미칠듯한 피곤함에 내부반으로 내려가 쓰러집니다.

잠시 후 5시.....

자고있는 저의 머리를 툭툭 칩니다.
정신없는 제가 "워~워~" 헤매니까 선임병이

"어쭈? 야 이 아름다운 후임병님. 정신을 차려보아요"

결국 한 40~50분 자고 일어나 불침번을 6시까지 서고, 6시에 아침 점호를 하고 일과를 시작합니다.

이런 경우가 매우 잦았습니다.
훈련이 껴있었는지 지금은 잘 기억이 안나는데, 가장 잠을 못잤던때가 일주일에 다섯시간 자본 경험이었습니다.

(하루 다섯시간이 아니라, 일주일에 다섯시간 입니다. -_-)


몇년전에 모 회사에 다닐 때 모 프로젝트를 진행하는데 대략 20일 동안 집에 들어간 날이 한 일주일 되더군요.
이틀밤새로 하루 들어가고를 반복했었습니다.
잠자는게 사치로 느껴질 정도였죠.

지금 회사는 그렇게까지는 아닙니다만, 프로젝트 기한이 있고, 나름대로 프로페셔널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최대한 일정은 맞추려고 노력합니다. 얼마전 얼추 마무리된 프로젝트를 진행하기 위해 역시 한달간
하루 걸러 하루 집에 들어가기를 반복했습니다.

보통 코스가 어떻게 되냐면 밤 홀랑새고, 아침 6시에 싸우나를 가서 10시나 기상하고 다시 회사로 옵니다.

이건 회사일 일뿐, 알바라도 겹치면 뭐...대박입니다.
하지만 이제 밤새는건 이력이 나서, 일부러 집에 안들어가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공부해야 해서요.
사실 이런 생활을 즐기시는 분들도 더러 있습니다.
근데 사람이라는 동물이 뭐 어디 가겠습니까? 피곤한건 매한가지 입니다.

저의 생활을 보시고, 뭐 널럴하네? 라고 생각하시는 개발자분들도 계실줄로 압니다.

하지만, 이 정도는 해야 제가 밥먹고 살고, 나중을 위해서라도 이렇게 해야 한다는 생각엔 변함이 없습니다.

나름대로 이 생활도 적응하면 뭐 즐겁게 생활할 수도 있습니다.
뭐 그렇게 나쁘지 않아요 ㅎㅎ

그런데 이건 아니다 싶은일이 한 1년전에 있었습니다.


동창 모임엘 갔었습니다. 친구들이 토목관련직이 많고, 토목관련 장비 영업하는 친구도 있었죠.
IT쪽은 저 혼자였습니다. 한 친구는 토목하다가 hanmir에서 일하다가 다시 토목을 선택해서
개발자는 저 혼자였죠.

낙원상가에서 가게 매니져로 있는 놈이 하필 연봉얘기를 꺼냈습니다.
한놈씩 조심스럽게 얘기를 합니다. 아주 친한 친구들이라 사실 뭐 분위기가 험악하고 그런건
아니었는데, 3800부터 시작하더니 4000, 4200, 4500... 이건 뭐 경매하는것도 아니고...

그런데 옆에서 한 친구가 말은 안하고 미소만 짓고 있더군요. 알고보니 5천이 넘는놈이었습니다.

그때 제가 연봉이 3천이었습니다. 나름대로 경력도 꿀리지 않는데......
(차 없는 사람도 저 혼자였습니다 -_-)

물론 친구들도 야근합니다. 알바도 하구요. 그런데 저처럼 종종 집에 안들어가는 일은 별로 없습니다.

하지만, 이쪽 일이 가장 힘든건 따로 있습니다.
연봉보다 사람 더 피말리는건, 나이는 들어가고, 애는 크는데 젊은 친구들이 금세 치고 올라온다는 겁니다.
이미 제 주변만 보더라도 저보다 7살 이상 어린 친구들이 훨씬 많은 연봉을 받는 친구도 있고,
제가 봐도 인정할 수 밖에 없는, 저보다 훨씬 뛰어난 애들이 넘쳐납니다.
제 위치를 고수하기 위해선 이렇게 머리 좋은 젊은 친구들의 몇배를 노력해야 그나마 살아남습니다.

전쟁터라고 하면 과장일까요?

IT쪽은 35세 정년이라는 얘기가 그냥 나온 얘기가 아니라는걸 세삼 절감하며 살아갑니다.

이렇게 살아 왔고, 살고 있는 사람들한테 왜 여태 재테크 제대로 안했냐고, 왜 부동산쪽 공부 좀
해보지 않았냐고 물으신다면 전 할말이 없습니다. 제가 게으른 탓이겠죠 뭐.
사실 관심도 크게 없었구요. 전 미친듯이 공부해서 연봉 올리는게 젤 좋은거라고 생각했고,
높은 연봉 받는 사람들이 부러웠거든요.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그 시간에 재테크 공부를 할껄... 무현이형 정책에 맞춰살아볼껄...하는
후회가 들기도 합니다.
대문 열고 들어서면 아빠아빠 하며 안아주는 우리딸을 보면, 우리딸은 정말 편한 세상에 살게 해주고
싶다라는 생각밖에 안들거든요.

오늘 저녁엔 로또라도 한장 사봐야겠어요. ^^

이 날만 손꼽아 기다리는 중...
Posted by 서연아빠